논어를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논어책을 본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거기서 왜 하필 논어책을 샀을까 하고 의문이 든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연히 굴러들어온 복덩이를 한아름 안았다고 생각한다.
논어의 키워드는 배움, 근본을 다함, 예, 인 으로 축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나눈 것은 이 글 전개상 나눈 것이다.
배움에 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내겐 큰 감동으로 와닿았다.
절대 이를 수 없을 것처럼 열심히, 그리고 겸손히 공부하라.
공자 자신보다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고, 배움으로 늙어감까지 잊었다고 하는 말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과연 배움에 그렇게 행동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생각한 지 얼마 안되서 빠르게 수긍을 했다.
또 배움만 강조한 것도 아니다. 여기에 이런 표현을 쓰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섹시하게 사람 대하기'
겸손하거나 신뢰를 주거나 용기있게 등등 많은 미덕들을 제시하는데 나는 이런 것들이 내면적인 섹시함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미덕들이 과연 옳은가 생각했을 때 충분히 수긍이 갔다.
하지만 근본을 다하기에는 수긍이 한동안 가지 않았다.
웃 어른에게, 그리고 부모님께, 국가에게 왜 충성을 다해야 하고 효를 해야 하나??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
언뜻 보면 당연하고 옳지만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속 시원하게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 예는 차등적인 질서를 만들면서 행동 양식을 제시하는데 그닥 와닿지가 않았다.
가령 판에 박힌 얘기들을 듣지만 이것도 전혀 와닿지 않았다.(그렇다고 평소에 공경이나 효를 안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많이 궁금했었다.)
그러다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느꼈다.
알바를 하는 데 새로 온 남자애가 자기 주장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하며 폭풍 공감을 했다.
예와 근본에는 겸손과 배려가 전제한다.
겸손하다면 나보다 잘난 사람은 커녕 나보다 낫지 않은 사람에게도 잘난 것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고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누구에게도 기분을 상하게 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고 그렇게 행동 할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웃사람과 부모, 스승과 임금에게까지 그 마음이 이어지고
이는 웃사람과 아랫사람의 호혜적 관계를 만들 것이다
공경과 효로 사회를 통합하고자 했던 공자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예전에는 대우를 받고 싶으면 내가 강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건 이후로 책을 읽으면서 부드럽고 자신감있게 대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도 사람이 따라야 할 윤리에 관심이 생겼다.
논어의 말이 틀린 것은 없어 보이지만 윤리적 규범에 대해서 다른 사상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해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찾아보고 있다.
사람의 근본적인 규범이야말로 내가 지금 배워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2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존되어 내게 온 이책은 복덩이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