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었지만 열정이 가득하고, 행동주의적, 낭만적이며, 만물을 놀라워하는 조르바와 그 반대로 아직 젊지만, 현실적이고 사색주의적이며, 금욕적인 조르바를 놀라워하는 “나”가 펼쳐나가는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책 제목이 “그리스인 조르바”인 만큼, 이 책은 그리스의 종교적 색채와 지리형태를 잘 묘사하고 있다. 특히 자연을 묘사하는 부분들을 보면, 마치 내가 그리스에 가서 실제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상상된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첫째, 그 시대의 여성과 남성, 둘째, 그 시대의 종교적 의미, 셋째, 육체와 정신의 차이와 인간의 본질, 넷째, 결혼가 자유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게 한다. 조르바와 “나”는 저녁식사 때마다 저 네가지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곤하는데, 조르바가 살아온 것을 바탕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나”는 항상 듣고 싶어하고, 궁금해한다. “나”에게 있어서 조르바는 '오아시스'였기 때문이다. 특히 그럴만도 한 것이, “나”는 '고독 속에서 의자에 눌어붙어 풀어보려고 하던 문제를 조르바는 칼 한 자루로 산속의 맑은 대기를 마시며 풀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교육받은 모든 한국인들이라면 조르바의 이야기에 다들 놀랄 것이다. 과감히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즐기고, 다양한 상상을 하는 등, 정말 이 시대에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가 바로 조르바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싶다. 조르바는 개인으로써 멋진 삶을 살았을 지 모른다. 하지만 한 명의 남편으로써, 아버지로써의 책임은 없는 듯 보인다. 본인의 '현재'에 충실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현재 자신의 애인에게는 충실한 모습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어찌보면 조르바는 인간의 본성, 육체적인 것에 충실하지만 상도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세상을 다채롭게 살았던 조르바, 오아시스처럼 열정과 낭만으로 반짝였던 삶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