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의문이 들었다. 징기스칸이 어째서 이렇게 고평가를 받는 것인가? 그저 주변국들을 강력한 기동력을 통해서 정복하고 짓밟은 것이 전부인 사람이 아닌가?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것이 내가 칭기즈칸에 대해서 해 오던 생각을 다시 되새김질하게 하였다. 징기스칸의 이름은 테무진이다. 테무진이 속한 부족은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이었다. 이러한 사태의 이유는 다름아닌 테무진의 아버지 예수게이였다. 그는 메르키트 족의 여인이었던 호엘론을 납치해서 아이를 낳게 하는데 이가 바로 테무진이었다. 예수게이는 이러한 악연을 계속 쌓아가다가 결국 독살당해 버리고 호엘룬과 테무진과 그 형제들은 결국 고아 신세가 되어 버린다. 테무진은 이러한 상태에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으며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서 사냥을 해 나갔으나 문제는 예수게이의 본처의 아들 이복 형 벡테르가 자신의 사냥감을 빼았으면서 온갖 행패를 부리자 인내심이 폭발한 테무진은 결국 그를 죽이고 만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서 테무진은 초원에서 악명을 얻게 되어서 습격을 받아서 노예 생활을 하게 된다. 테무진을 노예를 삼은 세력은 기록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테무진은 이러한 고통에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고 탈출해서 가족들과 합류하는데 성공한다. 테무진은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 자신들의 부하를 모으고 약혼녀였던 보르테와도 혼인을 하는 등의 잠시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이도 잠시 메르키트 족의 습격으로 보르테를 빼앗기고 다시 짓 밟히고 만다. 테무진은 이에 당연히 굴복하지 않고 옛 친구였던 자무카의 도움을 받아서 보르테를 되찾고 메르키트 족을 다시 물리친다. 하지만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없다고 했는가. 자무카와 테무진은 결국 결렬하고 말고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고 말았다. 여러 번의 전투 끝에 자무카를 물리친 테무진은 자무카에게 자비를 베풀어줄테니 부하로 있어주면 안되겠냐라는 제안을 했다. 자신이 자무카에게 죽을 고비를 여러 번이나 넘겼음에도 옛 친구에게 아량을 베푸는 이러한 모습은 현대의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당장 친구와 사소한 금전문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테무진은 자신을 죽일려고 한 상대에게 아량을 베풀었다. 하지만 자무카는 옛 친구를 죽일려고 한 자기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는지 이를 거절했고 어쩔 수 없이 테무진은 그를 말로 밟아 죽이는 가장 명예로운 죽음을 하사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징기스칸은 그 시대에 획기적인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신분에 상관없이 능력에 의한 인재 등용을 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인 몽골 제국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이러한 시대를 벗어난 칭기즈칸의 선구안이야 말로 그가 고평가되는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