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 (olive flounder, Paralichthys olivaceus)에서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viral hemorrhagic septicemia, VHS)의 발생은 수온이 15℃ 이하인 저수온기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국내의 넙치 양식에서는 저수온기인 겨울철에 가온 시설을 이용하여 종묘를 생산하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수온 조건인 봄철에서 여름철에 이르는 기간 동안 종묘를 생산한다. 이들 두 시기에 생산된 종묘가 자연 해수를 사용하여 유수식으로 사육하는 넙치 양성장으로 도입되는 양성 초기에는 수온 변화에 따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VHS의 발생은 주로 넙치 치어가 양성장으로 이동한 직후인 초봄과 수온이 하강하는 초겨울에 발생한다. 본 연구는 이들 다른 시기에 생산된 종묘 생산장의 넙치 치어를 대상으로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바이러스 (viral hemorrhagic septicemia virus, VHSV) 인위 감염을 통해 수온 변화에 따른 어체 내 스트레스 요인과 VHSV 감염성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바이러스 감염 이력이 없는 넙치를 17℃ 사육 조건에서 10℃ 및 20℃의 사육 조건으로 이동하여 사육하면서 어체 내 혈중 코르티졸, 포도당 및 젖산 농도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변화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수온 변화에 따른 VHSV 인위 감염 실험 결과, 수온 하강 그룹 및 수온 유지 그룹에서는 폐사가 관찰되었지만, 수온 상승 그룹에서는 폐사가 관찰되지 않았다. VHSV를 접종하지 않은 그룹에서는 수온 변화 후 점점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VHSV를 접종한 그룹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라 스트레스 수치의 증가하는 추세가 관찰되었다. 하지만 폐사가 많이 발생한 시점의 스트레스 수치 또한 높이 나타나는 결과로부터 VHSV 감염에 따른 감염 진행과 관련된 요인으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의 변화로 추측되었다. 이들 결과를 종합하여 보았을 때 수온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가 VHSV의 감염으로 인한 폐사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없었다. 따라서, 수온 하강 조건에서 넙치 치어의 VHSV 감염성은 스트레스 지수 변화의 영향 보다는 바이러스 감염 발생 시점의 수온 조건에 상관관계를 가지며, 수온 상승 조건에서 넙치 치어의 VHSV 감염성은 VHS의 발생이 일어나는 저수온 조건이라 할지라도 수온의 상승에 따라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