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교실에서 통합교육과정을 실행하는 중에 학생이 배웠다고 말하는 내용을 학습 상담법에 기반해 탐구하였다. 이를 위해 S시 Y초등학교 6학년 1반 학생 15명(남 7명, 여 8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학생은 수업이 끝난 직후에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기록하였고 교사와 학생이 학생의 배움에 대해 상담하여 연구 주 자료인 배운 내용을 수집하였다. 학생이 배운 내용을 수업 의도와 학생 의도를 기준으로 네 개 영역으로 범주 구분하였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첫째, 학생이 배운 내용은 수업 의도에 부합하면서 동시에 학생 의도에 부합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점에서 학생이 배운 내용은 국가 교육과정 교과 성취기준 내용-교사가 가르친 교육내용-학생이 배운 내용이 의미상 일치하는 내용으로 교육과정 분야나 수업 분야에서 전형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하며 수용하는 내용이었다. 둘째, 학생이 배운 내용은 수업 의도와 수업 중 출현한 학생 의도에 부합하는 내용이었다. 이 범주에 속한 학생이 배운 내용은 수업 의도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학생이 수업 중에 다루는 내용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경험과 기회를 가진다는 점과 수업 중에 배울 의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고려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셋째, 학생이 배운 내용은 수업 의도에 부합하지는 않았지만 학생 의도에 부합하는 내용이었다. 수업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성취기준을 해당 수업에서 가르친 성취기준 밖의 성취기준(타 교과, 다른 학년군)으로 확장해서 보면 학생이 배운 내용이 성취기준에 부합하는 내용임을 뜻한다. 그래서 이 범주에 속한 학생이 배운 내용은 학생이 설정한 배움의 목적에 부합하다는 점뿐만 아니라 학생이 이미 배운 혹은 앞으로 배울 성취기준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고려해야 할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넷째, 학생이 배운 내용은 해당 수업의 의도뿐만 아니라 사전에 설정한 학생 의도에도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하면 수업에서 의도한 성취기준 외의 성취기준 중 하나에 부합하고 수업 중에 출현한 학생 의도에 부합하는 내용이었다. 타 성취기준 의도와 출현한 학생 의도에 부합하는 내용은 학생이 과거에 이미 배운 혹은 앞으로 배울 국가 교육과정 특정 교과의 성취기준에 부합한다는 점과 수업을 통해 학생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새로운 의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학생이 배운 내용으로서 가치를 평가 절하하기 힘든 유의미한 내용이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학생이 배운 내용에 대한 두 가지 쟁점을 논의하였다. 하나는 학생이 배운 내용을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을 논의하였고 다른 하나는 지식은 고정적이기도 하지만 변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에 학생이 배운 내용으로서 지식이 수업 이전의 교과 지식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논의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는 교실에 존재하는 교육과정 중 하나이지만 선행하는 국가 교육과정과 교실에서 가르친 교육과정에 가려져 그동안 그 실체를 잘 드러내지 못했던 학생이 배운 교육과정 개념과 영역을 인식하도록 돕고 배운 교육과정의 목표, 내용, 평가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