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자유놀이에서 만남 체험을 통한 유아의 ‘존재 되어가기’를 탐구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위와 같은 목적에 따라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1. 자유놀이에서 만남 체험을 통해 유아의 존재는 어떻게 되어가는가? 연구의 수행을 위해 2020년 4월 8일 ~ 2020년 7월 31일의 기간 동안 자유놀이시간 중 총 22회 비참여관찰을 하였다. 보다 풍부한 체험을 드러내기 위해 연구자는 마음반 유아 중 ‘박준우’의 존재를 집중 조명하였다. 관찰한 내용은 연구일지, 연구자 저널 등으로 자료화하였고, 이와 더불어 담임교사의 놀이기록, 교사 면담과 기타 자료(교육과정, 상담 내용) 등을 수집하여 놀이에서 만남 체험을 통해 되어가는 준우의 존재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준우의 존재는 크게 네 가지의 사건을 만나며 변화하였다. 첫째, 준우는 사랑유치원에 머물게 되며 그곳의 공간을 만났다. 입학 첫 날 잔뜩 긴장했던 준우는 교실 한쪽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며 점차 편안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또 친구들과 서로의 집을 연결하며 자기만의 공간 밖에서도 즐거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둘째, 준우는 규칙이 있는 교실에서 생활하며 맘껏 움직이길 좋아하는 자신의 몸을 만났다. 주변 환경에 민감한 준우는 종종 선생님과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큰 몸짓으로 움직이다가도 주춤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캡틴 아메리카가 되어 놀이할 때에는 큰 몸짓으로 다시 살아가며 세상을 직관적으로 보게 되었다. 셋째, 준우는 자유놀이시간에 친구들과 놀이하며 대장이 되고 싶은 자신의 욕구를 만났다. 이로 인해 준우는 자신을 양보하는 형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친동생 찬우를 놀이에서 배제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점차 친구들에게도 자신이 주도하는 놀이만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으로 변화하게 만들었다. 넷째, 준우의 외로움은 친구의 얼굴을 진심으로 마주하게 했다. 친구들의 놀이를 무시했던 준우는 점차 교실에 홀로 머물게 되었다. 이러한 준우의 외로움은 친구들이 지닌 타자성에 관심을 갖게 하며 그들의 놀이도 존중하는 모습을 갖게 만들었다. 위와 같이 자유놀이에서 만남을 체험하며 되어간 준우의 존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논의가 도출되었다. 먼저 자유놀이에서의 만남 체험은 준우의 삶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기에 교사는 자유놀이에서 예측할 수 없는 만남은 무엇이고, 이것이 어떻게 일어나며, 이를 통해 유아의 삶은 어떤 의미를 얻는가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준우는 자유놀이에서 만남을 체험하며 새로운 존재로 용기 있게 변화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동안 유아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자기의 존재로 살아갈 용기를 내 볼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준우는 자유놀이에서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만남을 체험함으로써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타자성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는 유아가 자신의 타자성을 잃지 않고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본 연구결과와 논의에 따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유놀이에서의 만남 체험은 준우의 삶을 드러내준다. 그러므로 교사는 계획할 수 없는 만남 사건들이 유아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준우는 자유놀이에서 만남을 체험하며 새로운 존재로 용기 있게 변화하였다. 그러므로 유아를 이해하고자 할 땐 ‘되어가는’ 그들의 삶에 귀 기울여야 한다. 셋째, 준우는 놀이에서 만남을 체험하며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타자성을 지녔다. 그러므로 우리는 유아의 고유한 타자성을 존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교사와 유아는 서로가 서로의 동등한 타자임을 알고 서로에게 낮은 자세로 귀 기울일 때에만 서로를 진정으로 만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윤리적 태도가 있어야 진정한 유아 이해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