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탄생한 초기부터 시작된 중국풍 영화는 그동안 서양과 중국의 각자 다른 환경에서 꾸준한 발전을 이루었다. 서양과 중국의 중국풍 영화는 비록 모두 중국전통문화로 부터 출발하였으나 서양과 동양의 다른 역사, 종교, 사회 환경, 가치 관념의 차이는 물론 타문화를 바라보는 서양과 자아문화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적 차이가 투영되어 차이성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일종의 종합예술로서 영화의 촬영, 실내장식, 감독은 물론 인물묘사, 줄거리 표현의 중요한 도구로 쓰이는 영화의상에도 투사되었다. 본 논문은 청나라를 시대배경으로 한 서양과 중국 영화에 나타난 청나라 전통의상의 중국풍 비교연구 인데, 무한한 재해석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영화매체를 통해 ‘타자’로서 서양과 주체로서 중국의 중국풍 해석 차이와 동서양 문화의 차이를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본 논문의 문헌연구로는 중국풍, 중국풍에 대한 논의, 청나라 전통의상에 관한 학위논문, 학술지 연구논문, 전문서적을 고찰한다. 사례연구로는 청나라를 시대배경으로 제작된 서양 영화 4편과 중국 영화 3편의 총 7편을 대상으로 중국전통의상의 형태, 문양, 색채를 비교분석하여 동서양의 중국풍 표현에 나타난 차이성을 밝힌다. 연구 범위는 서양에서 대량의 중국풍 영화가 생산된 동시에 중국의 영화산업이 세계에 진출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로 한정한다. 지역범위는 서양과 중국 대륙으로 한정하였는데, 중국회귀이전 이미 세계 3대 제작기지로 자리 잡았고 중국전통문화를 유지하는 한편 서양의 영향도 받은 홍콩은 배제하였다. 시대배경으로는 청나라로 한정하였는데, 청나라는 서양 영화의 중국풍 시대배경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였고 의복사상 가장 복잡한 의복 형태를 갖추었으며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숭경으로 나타난 시누아즈리 시기와 맞물린다.형태를 보면 서양 영화에서는 삿갓, 단갈, 비풍의 청나라 주류복식 이외의 아이템이 대량 고찰되었으나 중국 영화에서는 황실을 중심으로 만주족 의상을 입고 평민들은 만주족과 한족 의상을 모두 착용하였다. 착장방식을 보면 서양 영화의 예복과 길복, 예복과 편복, 길복과 인디언 복식, 군복과 편복, 편복과 현대 아이템, 편복과 로코코 의상을 코디하는 자유로운 방식에 반해 중국 영화는 예복과 길복, 길복과 편복, 남녀의상의 혼용을 제외하고 아이템의 기본 구성 내에 풍부한 조화를 이루었다. 실루엣을 보면 서양 영화의 과장, 변형, 결합에 비해 중국 영화에서는 형태의 늘씬한 변형이 고찰되었다. 옷차림을 보면 서양 영화는 무심하게 걸치거나 단추를 풀어헤치는 자유로운 옷차림을 보이는데 비해 중국 영화는 모든 착장이 완비한 단정한 옷차림이나 찢겨지거나 헤어진 옷매무새이다. 문양의 혼용을 보면 서양 영화에서는 전통의상에 이질 문양, 아이템 간의 문양 혼용, 로코코 장식을 문양으로 활용한데 비해 중국 영화에서는 남녀의상의 혼용 바께 없었다. 형태와 색채의 특징을 보면 서양 영화는 작은 크기의 은은하고 정교한 무늬가 많은 반면 중국 영화에서는 크고 선명하며 복잡한 문양이 주를 차지하였다. 표현방식을 보면 서양 영화에서는 전통문양을 색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여 문양의 변형을 이루었으나 중국 영화에서는 사실적인 표현을 위주로 하였다. 색채의 사용을 보면 중국적인 색채는 중국보다 오히려 서양이 더욱 많이 사용하였고 중국에서는 무채색 계열 위주이다. 색채 관의 사용을 보면 서양과 중국 영화에서 모두 동서양의 색채 관을 아우르는 상징성으로 나타냈으나 구체적인 색채의 활용에서 차별이 있다. 중국의 3, 5, 6세대 감독의 작품에도 중국과 서양의 색채 관이 모두 반영되었는데 특히 6세대 감독의 작품에서 서양의 색채관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양 영화에서는 흑색을 서양의 색채 관과 일치한 상징적 의미로 나타내고 청색은 배색을 이루는 적색의 색채 관과 일치하다. 백색, 적색, 자색은 중국과 서양의 색채 관이 모두 반영되었고 황색, 홍색, 갈색, 회색은 중국의 색채 관과 일치하다. 중국 영화에서는 흑색을 서양의 색채 관과 일치한 상징성으로 나타내고 청색, 백색, 적색은 중국과 서양의 색채 관을 모두 반영하였다. 자색, 황색, 홍색, 갈색, 회색은 중국의 색채 관과 일치하다. 내적 의미에서는 첫째, 서양 영화 의상을 통해 나타난 중국은 자의적인 표현으로 환상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미스터리하거나 희극적이거나 공포스럽다. 동양은 서양에 의해 정의되고 재구성 되어야 하는 피동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 영화에서는 청나라의 마지막 봉건사회에 아픈 기억을 되살리고 사회의 추악한 면모를 드러내는 사실적인 묘사이다. 둘째, 서양 영화 의상을 통해 반영된 중국인의 형상은 우매하고 비둔하며 잔인하고 흉악하지만 서양인은 문명하고 깨어있다. 서양 문화는 동양보다 우월하고 동양은 문명하지 못해 항상 구제하고 인도해 주어야 한다는 서양의 왜곡된 시선과 제국주의의 편견이 내포된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 영화는 비관적이고 타협적인 인물과 정직하고 올바른 인물에 미묘한 차이를 통해 영웅의 캐릭터를 부각하고 인물의 형상을 미화하였다. 셋째, 서양 영화에서는 중국을 몇 개의 대표적인 색채로 인지하고 대량의 배열과 강조로 중국다움을 나타냈는데 때로는 과도한 사용으로 비현실적이고 허무한 중국이 창조되기도 하였다. 이는 동양에 대한 미흡한 이해로 나타난 일종의 문화적 착각이다. 이에 반해 중국 3, 5, 6세대 감독이 제작한 영화에는 서양과 동일한 색채의 상징적 의미가 고찰되었는데, 특히 젊은 6세대 감독의 작품 에서는 중국인을 묘사하는 서양의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여 인물의 추한 면을 드러냄으로서 무의식중에 스스로 오리엔탈리즘의 과정을 참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본 연구는 서양과 중국의 중국풍 영화 의상을 중국풍에 대한 논의를 통해 해석함으로서 시각 매체에 나타난 의상의 비교분석을 통한 동양문화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중국풍을 비롯한 동양문화를 보다 정확한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데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