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의 첫 번째 작업인 이 논문에서 다루는 문제는 오늘날 거대도시가 되어버린 서울의 장소, 예술, 기억, 역사에 관한 것이다. 먼저 필자는 ‘역사성 레짐 regime d"historicite"라는 개념과 관련해서 역사가 프랑수아 아르톡(Francois Hartog)의 작업을 짤막하게 소개했다. 이 역사가에게 ’역사성 레짐‘ 개념은 과거 세계나 앞으로 올 세계의 역사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요, 현재 시간을 고발하거나 개탄하는 것도 아니며, 현재 시간을 밝혀주는 정도다. 아르톡에게 이 개념은 도구로, 각 사회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맺는 개별적 관계를 보게 해주는 비교수단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어서 필자는 이 개념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살펴보려고 했다. 그러기 위해 플랫폼이라는 이름이 붙은 일련의 예술작업들, 특히 오늘날 “문화 스테이션 284”로 변모한 옛 서울역의 미래를 예시해 보였던 2008년의 작업들에 관심을 집중했다. 필자가 2011년 9월초에 발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 복원된 장소에 역사와 기억과 관련된 맥락이 거의 부재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오디오 가이드는 무엇보다 복원된 건물의 실현과 건축학적 기능과 이점을 강조하고 있을 뿐, 역사적 맥락은 충분히 부각하고 있지 않아 보였다. 또한 일제 강점기와 밀접하게 연관 있는 현대화의 중요성과 광복 후 한국인들에 의한 이 장소의 개조 현황도 부각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 필지는, 오늘날 프랑스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와 창조와 혁신을 포기해가며 기억과 문회유산의 개념을 지나치게 앞세우지도 말아야겠지만, 이 계획의 책임자들이 오늘날 무엇보다 예술 문화 공간을 추구하는 이 장소의 새로운 기능과 역사적, 회고적 차원의 전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지 못했거나, 아직은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