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각국은 동반자 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동맹국가와는 달리 비(非)동맹정책을 유지하는 국가들은 양자관계와 지역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맹의 합리적 요소를 수용하는 한편 동맹체제를 견제하기 위해 이를 활용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포착해 외교관계에 널리 활용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패턴과 범주를 구성했다. 1993년 브라질과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것을 계기로 2017년말 현재 103개 국가와 국제기구와 다양한 형태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동반자 관계 외교는 중요한 외교정책이지만 ‘동반자’외교에 대한 권위 있는 해석이 없었기 때문에 외교정책을 투사하는 과정에서도 무정형적으로 나타난다는 인식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중국외교정책 결정과정의 속성, 전략적 중점과 차등화 전략에 비춰보면 일정한 패턴과 개념적 범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 착안해 동반자 관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전수조사하여 중국의 동반자 관계 외교, 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외교의 이론적 특징, 외교적 거리를 측정하는 준거틀을 발견했다. 첫째, 중국은 동반자 관계 외교를 수식하는 용어에 따라 양국관계의 성격의 특징이 나타났다. 특히 ‘협력’을 사용할 경우 대부분 국경을 직·간접적으로 접한 국가들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중요성을 띠고 있다. 즉 아무리 중요한 양자관계라 해도 지리적으로 인접하지 않을 경우 ‘협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또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상호 공동이익을 인정하는 한편 양자관계를 넘어 지역차원, 글로벌 차원의 협력을 중시하는 포괄적 의미로 볼 수 있다. 둘째, 협력의 영역과 협력의 차원에 따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단계와 유형이 다르며, 발전과정마다 일정한 경로의존(path dependency)현상이 있다. 예컨대 전략적 협력 동반자에서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는 경로를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반드시 전략적 층위와 등급을 구분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는 달리 양자변수를 넘어 제3자 변수 즉 외생변수가 존재할 경우 전략적 협력은 지체되고 있다. 셋째, 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목적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대아시아 동맹정책을 약화시키기 위해 지역차원의 동맹전이를 시도하는 것이다. 2013년 시진핑 체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이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외교가 더욱 발전했다. 이것은 동반자 관계 외교가 보다 적극성(assertiveness)을 띠고 있다는 점을 함축한다. 즉 중국은 이를 통해 미국의 동맹강화에 대응하는 한편 장기적 국가전략의 교두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주변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넷째, 한중 간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으나, 관계격상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었다. 향후 발전경로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수 있다. 그러나 외생변수 영향을 받으면서 전략의 내용을 채우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한중 양국 간 활발한 경제교류 및 인문 교류에도 불구하고 상위정치(high politics)로 발전하지 못했다. 이는 한중관계에서 이미지와 실체 사이의 불균형을 상당기간 지속시킬 수 있다. 다섯째, 중국외교가 미중관계와 동아시아 지역질서의 영향을 받게되며, 한중관계를 양자차원에서 접근하려는 경향이 약화되고 있다. 이것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중심성이 강화되고 북핵, 한반도통일, 한미동맹, 일본문제 등에 대한 전략적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중국이 한중 양자관계를 주목하고 전략적 관계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는 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위상과 범주 그리고 개념적 틀을 명확히 하면서 중국외교의 추세에 대한 이론적 보완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한중관계에 나타난 이미지와 실체를 조정하는 한편 한중관계 변화의 독립변수를 발견하는데 기여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