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60년대의 대표적인 교육정책인 향토학교 정책의 성격과 교육내용을 규명하였다. 그럼으로써 박정희 정부의 교육관·인간관 및 농촌문제에 대한 시각을 밝히고자 하였다. 연구에는 향토학교 교육과정인 『향토학교 교과과정 임시 운영 요강』과 경기도교육연구소의 사회과 교육 연구보고서를 중심으로 문교부 발간 향토학교 이론서 및 장학자료, 일선학교의 향토학교 운영 사례집, 각종 교육지 수록 자료를 이용하였다. 향토학교란 향토사회와 긴밀한 관계 속에서 향토사회의 특수성에 따른 교육활동을 실시하고, 향토사회의 향상과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학교 형태를 말한다. 향토학교 정책은 5·16군사정부에서 『향토학교 교과과정 임시 운영 요강』을 발간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향토학교 정책은 1960년대 내내 문교부 및 시·도 교육청의 주요 장학방침으로 채택되어 적극적으로 추진되었으며, 연구학교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전반에 적용되었다. 박정희 정부의 향토학교 정책의 성격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향토학교 교육은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교육을 추구하였다. 둘째, 사회개조관에 기초하고 있었으며 한국사회의 ‘후진성’을 극복하고 자본주의적 근대사회를 이룩하고자 하였다. 셋째, 향토와 국가를 밀접하게 관련시킴으로써 국가의 정책이 향토사회에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게 하였다. 향토학교 교육과정의 교육내용은 유순하고 효율적인 ‘생산적 주체’를 기르는데 집중되었다. 이를 위하여 기술 개발 교육과 함께 자조정신, 근로정신을 앙양함으로써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촉구하였다. 특히 농촌의 빈곤 문제를 국가 정책이나 산업 구조와 분리시키고, 농촌 주민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하였다. 학생들에게는 ‘지역사회의 역군’이라는 위치를 부여하여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농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향토학교 교육이론의 성격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교과인 사회과는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베트남 파병 등 박정희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고 옹호하는데 집중하였다. 또한 반공교육으로 환원되기도 하면서 향토학교가 가진 본래의 교육적 가치를 구현해내지 못하였다. 향토학교 정책은 1960년대를 대표하는 장학방침이자 교육운동이었다. 그러나 학생과 교사를 각종 노력봉사에 동원하고 교육적 고려보다도 성과위주의 활동을 실시하는데 그쳤다. 향토학교에 관한 철학적 기반이나 이론적 체계화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며, 효과적인 지역 장악 수단으로서 향토학교 운영의 필요성만이 강조되었다. 이후 향토학교운동은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새마을운동에 흡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