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의식요(葬禮儀式謠)에 속하는 상여소리는 민요로만 불리는 것이 아니라 판소리와 가면극(假面劇) 등 각 장르에 수용되어 연행되고 있다. 이처럼 다른 장르의 음악을 끌어들인 노래들은 흔히 삽입가요(揷入歌謠)라 하는데, 수용과정에서 본래의 음악을 그대로 연행하기도 하며 창자 또는 지역, 장르마다 다르게 변용하여 부르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상여소리가 판소리와 가면극에 수용되면서 창자마다 어떠한 변개과정을 거쳐 판소리화, 또는 가면극화 되었는지 사설과 음악적 특징을 비교·고찰하고자 하였다. 도출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 대부분 지역의 상여소리는 그 후렴구에 따라 ··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며, 이 중 전남지역에서 세 가지 유형이 고루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의 상여소리는 ‘메기고 받는 형식’을 단위로 하는 선후창방식, 메기는소리와 받는소리의 장단의 규칙성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2장단 메기고 2장단으로 받는 음악적 특징은 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나 전남지역 내에서도 문화권에 따라 다른 분포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영산강을 중심으로 서쪽지역과 동쪽에 위치한 지역의 악곡구성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전남 상여소리는 육자배기토리, 메나리토리, 경토리, 육자배기토리와 메나리토의 혼용 등 다양한 음조직이 나타났으나, 대체적으로 육자배기토리가 두드러지게 분포하고 있다. 장단은 는 느린 불규칙형의 리듬구조를 사용하며, ·는 중모리장단을 보편적으로 사용하였다. 둘째, 동초제 김연수와 보성소리 정권진, 서편제 한애순의 창자는 ‘메기고 받는 형식’를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전남 상여소리의 와 동일한 음악적 특징인 민요의 요소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 명의 창자는 상여소리 중반부에 ‘판소리형 사설’을 삽입시킴으로써, 기존 민요의 틀을 벗어나 판소리화 되는 경향도 함께 나타났다. 판소리화된 상여소리의 변개양상에 있어서 창자마다 차이가 나타났다. 동초제 김연수는 메기는소리와 받는소리의 장단 수가 규칙적이며, 받는소리의 선율형도 변화 없이 동일하게 진행하여 민요적 요소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변개의 정도가 제일 낮아 ‘고정성’을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편제인 한애순은 메기는소리와 받는소리의 장단의 규칙성에서 벗어나 메기는 부분 장단의 확대, 받는소리에서 선율형의 변화, 판소리적 창법, 가사붙임새 등을 통하여 판소리적인 표현을 강화하여 변개의 정도가 제일 많은 ‘변형적 개방성’을 보였다. 그리고 보성소리인 정권진은 한애순과 김연수의 중간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셋째, 오광대계통의 통영오광대와 고성오광대, 야류계통의 수영야류와 동래야류는 ‘메기고 받는 형식’를 주기적으로 반복하여 민요의 요소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가면극은 지역에 따라 오광대계통과 야류계통으로 구분되었다. 낙동강 서쪽에 위치한 오광대계통의 통영오광대와 고성오광대는 육자배기토리이며, 중모리장단을 사용한다. 이는 전남 상여소리의 와 동일한 특징으로 보이며, 전남지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곳으로 판소리적인 표현이 강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동쪽에 위치한 야류계통의 동래야류와 수영야류는 메나리토리로, 는 불규칙장단으로 불리며, 는 중중모리장단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상여소리가 각 장르에 수용되면서 사설의 가감을 통하여 음악적으로 어떠한 변개양상이 나타났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판소리는 유파별 창자마다 기존 민요를 그대로 수용하면서도, 가창자의 음악적 선호도나 유파의 특성에 맞게 주체적으로 수용하였다. 또한 가면극은 지역의 위치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맺으면 지역별 특수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