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인간 삶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놀이가 사회과 활동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놀이로서의 사회과 교육이 갖춰야 할 활동의 성격을 탐색해보는 데 있다. 놀이는 인간의 본성이자 삶을 살아가는 태도로, 자기표현과 자아실현의 과정은 놀이를 통해 이루어진다. 사회과는 인간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 교과로 자기 삶을 향유하는 주체적 존재로서 학습자의 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삶의 본질로서 놀이의 의미와 사회과 교육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본 연구는 놀이에 관한 문헌 연구를 통해 놀이의 개념과 특성을 알아보고,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나타난 놀이에 대한 관점을 살펴보았다. 또한 실제 사회과 수업 활동에서 학습자들의 놀이 양상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회과 활동의 놀이적 성격을 규명함으로써 놀이의 사회과 교육적 의의를 도출하였다. 과거 놀이는 아이들의 유치한 장난이나 인간 삶의 변방에서 남아도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활동이자 일을 지속하기 위한 휴식의 의미였으나, 현대에는 인간 실존을 근본적으로 설명하는 현상으로서의 그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놀이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개념과 범주가 달라지기 때문에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우나, 본 연구에서는 놀이를 활동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나 참여자의 태도로 보고 놀이와 놀이가 아닌 활동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준거로, ‘자발성’, ‘신체성’, ‘대화’, ‘실제성’, ‘유희성과 진지성’을 제시하였다. 놀이는 학습자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적 효과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단으로서의 놀이는 이미 과정과 결과가 정해져서 학습자에게 제공되므로 놀이 자체의 성격을 잃게 된다. 사회과 교육과정에는 놀이를 바라보는 시대의 관점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어서 교육과정이 바뀌어 오는 동안 저학년에게 제공되는 저차원적인 방법에서 최근에는 인간의 본성과 관련하여 그 의미와 특징을 알아보는 데까지 확장되었다. 하지만 사회과 교육도 여전히 놀이를 정형화된 형태의 활동으로 보고 수단으로서 활용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실제 사회과 수업에서 학습자들의 놀이 양상은 다음과 같다. 수업에서 학습자들은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학습 과정에서의 주체성과 학습 결과의 적극적 재구성의 양상이 나타났다. 신체성은 개인과 집단이 놀이에 빠져들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데 필요한 요소이다. 수업 장면에서도 신체적 활동을 통해 놀이와 학습이 함께 이루어졌으며, 체화나 체험을 통한 학습의 내면화와 표현활동, 신체적 제약의 감소로 그 양상이 나타났다. 놀이 공동체를 위해 필수적인 대화는 사회과 수업에서 목표이자, 수단과 결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활동의 실제성은 교실 밖 실제 세계와 삶의 모습을 교실 현장에서 놀이로 재현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놀이에는 즐거움과 진지함이 함께 존재하는데, 이는 사회과 활동에 참여하는 학습자들의 태도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놀이를 특정한 형태의 소극적 활동이 아닌, 그 외연을 넓게 확장시켜 활동의 속성이나 놀이함의 정도, 참가자의 태도 등을 준거로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사회과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활동은 놀이의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그 자체로 놀이라 볼 수 있다. 의사소통, 탐구, 조사, 사회적 참여 등의 사회과 활동은 실제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인간 활동을 교육의 장에서 표현하도록 한 것이며, 이때의 활동 또한 그 자체가 놀이이다. 즉 사회과 활동의 본질은 놀이인 것이다. 그렇기에 사회과에서 놀이는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추구해야 하며, 이를 놀이로서의 사회과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놀이로서의 사회과 활동이 사회과 교육에 주는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과 활동을 보는 관점을 전환하여 목적으로서의 놀이를 실현시킬 수 있다. 둘째, 학습자의 주체성을 회복시켜 실존적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가꾸어 나가는 고유한 안목을 기를 수 있게 한다. 셋째, 실제 삶의 맥락에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며, 이를 통해 학습자의 사회 인식을 넓혀 주고 삶을 대하는 실천적 태도를 기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과 교실이 놀이의 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하여 학습자들에게 학습이 참여와 소통의 즐거운 놀이가 되도록 한다.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Homo Ludens)이다. 삶을 사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 놀이이며, 또 그렇게 되었을 때 ‘지금-여기’에서의 삶이 행복해질 수 있다. 공동체의 삶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삶을 엮어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사회과 교육의 본질이라고 한다면, 사회과 활동이 학습자의 놀이 본성을 자극시키고 완성해나가는 발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회과가 목적으로서의 놀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교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학습자는 사회과 활동 안에서 학습과 놀이를 충분히 즐기고 놀이적 삶의 태도를 형성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