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나단조 미사(Messe in h-moll)』, BWV 232는 바흐 생애에서 이십 사년 이라는 가장 오랜 시간에 걸쳐 작곡된 미사 작품이다. 『나단조 미사』는 가톨릭의 다섯 부분의 미사 통상문 형식인 『자비송(kyrie)』, 『대영광송(Gloria)』, 『신경(Credo)』, 『거룩하시도다(Sanctus)』,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다섯 부분은 다시 세부적으로 총 스물일곱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 논문은 바흐 『나단조 미사』의 창작 배경을 탐구하고, 작품에서 나타나는 조성, 화성, 선율, 리듬, 박자, 음형, 구조, 악기 등을 분석함으로써 악곡이 어떠한 음악수사기법으로 운용되었는지, 또 그 수사기법을 통해 바흐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를 위해 연구자는 먼저 이십 사년 동안 각각 작곡된 『나단조 미사』의 다섯 부분들이 서로 어떠한 연관성과 통일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와 같은 면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바흐 『나단조 미사』에서의 음악수사기법은 선율묘사, 동기묘사, 음형묘사, 성부묘사, 숫자묘사, 장르묘사, 그리고 조성묘사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음악수사기법을 사용한 바흐의 『나단조 미사』는 종교음악의 전통과, 세속음악의 요소, 음악적 형식, 그리고 신학의 극적인 내용을 서로 융합시킨 통일성 있고 치밀하게 작곡된 바흐 음악의 정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