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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베이 시장을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 등장한 산자이 휴대폰은 위조품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중국식 기술혁신 즉 저가혁신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함께 받았다. 그런데 산자이 휴대폰은 2010년 초반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이와 함께 화창베이의 휴대폰 시장도 쇠락의 길을 가게 되었다. 본 연구는 화창베이시장의 특성을 쌍방플랫폼 모델에서부터 찾았다. 화창베이는 소비자의 수가 중요한 시장이며, 공급자에 의한 연구개발, 공급자에 의한 정보비대칭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재래시장에서 발전된 화창베이시장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이는 온라인에 비해 소비자를 만나는데 불리하다. 공급자에 의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면 쌍방플랫폼이 유리한 시장형태가 될 수 있는데 화창베이의 휴대폰 부품 제조업자들은 낮은 이윤으로 충분한 R&D 능력을 갖추기 어려웠다. 게다가 일부 업체들은 낮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했고 소비자들은 제품의 질을 사전적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산자이 휴대폰이 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해 부품과 완제품을 거래한 것에 비해 최근 급성장한 샤오미는 부품 공급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산자이 업체보다 질적으로 우위에 있는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었고, 온라인 판매를 통해 보다 많은 소비자와 거래를 할 수 있었다. 결국 화창베이시장을 중심으로 표준화된 부품을 대량으로 공동 구매하여 저가의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휴대폰 중소기업의 가치사슬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한편, 중국정부는 전국 각처의 전문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들어 각 지역의 중소기업을 발전시킬 방안을 갖고 있다. 화창베이 사례를 이러한 정책의 결과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