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쓰기

>>
서평쓰기
>
편지: 해방 후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다
저자/역자
정용욱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21-02-25
독서시작일
2024년 03월 11일
독서종료일
2024년 03월 14일

서평내용

나는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그렇게 어렵지 않고 무난할 것이라 생각했다. 책의 두께가 두껍지 않고 얇은데다 책의 분량도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일찍 책을 읽고 서평과제를 하루 이틀이면 다 끝내고 시험 준비기간에 적당한 휴식을 할 수 있을 줄로만 알고 쉽게쉽게 과제를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중간이 끝나고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첵이 초반에만 읽히다 잘 읽히지 않았다. 2일하고도 1시간 정도 걸려서 책을 읽었다. 흐름이 끊기면 안 돼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해서 책을 읽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책을 다 읽을 수 있는 보람이 있는 시간이었고 나름 기억에 남는 장면을 나에게 많이 남겨준 책이었다. 이제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은 나의 느낌을 토대로 한 생각 서평을 써 보고자 한다.

서론 편지가 역사를 보여주다.

최근 역사학계에서 편지, 일기, 수기, 자서전, 등의 에고도큐멘트를 통해 역사를 서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한다. 최근 역사학계의 소식에 관하여 나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창시절에만 역사에 나름 관심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렇게 관심이 있지도 최신 동향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다. 역사 공부를 그렇게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진로랑 관련되어 있지도 않기 때문에 어떻게 돌아가든 그다지 상관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내가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을 것이다. 희망하는 내 직업과 전공이 다르지만 그래도 현재 주어진 의무인 학교 공부에 충실히 하기 위하여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자 한다. 에고도큐멘트라는 것은 위의 기록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고백적이고 동시에 시대에 대한 증언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편지는 개인이 작성한 것이므로 분석하다 보면 내면의 심리를 알 수 있고,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사적이라 할 수 없다고 한다. 에고도큐먼트는 개인들의 자기 증언을 통해 역사 서술의 주체를 다변화하고 확장해 주는 구실을 한다. 그리고 편지라는 자료는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의 가치관과 행동 양식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편지라는 것이 한 개인이 쓰는 것이고, 그 대상이 다수를 향할지, 소수를 향할지는 개인이 선택해야 될 고려 사항이다. 나는 편지의 역사적 가치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데 쓰는 사람의 생각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에고타큐먼트인 일기, 수기, 자서전을 비롯한 다른 기록물에서도 알 수 있다. 편지를 비롯한 글은 나 자신의 가치관을 비롯한 사고방식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나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은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영향과 대인관계와 같은 주위 사람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이다. 자신이 살아가면서 크든지 작든지간에 사회의 영향을 주고 받아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아는 것이다.

미군정의 편지 검열-굳이 이렇게까지 하여야 하는가!해방 공간으로부터 수많은 편지가 배달되었다. 책에서 필자가 그 편지를 찾아서 미국 워싱턴 근교의 메릴렌드주에 있는 미국 국립문서관까지 찾아갔다고 한다. 비행기로 13시간 이상 공항에서 차로 1시간이나 더 걸려 필자를 찾아가게 만든 그 편지들이 궁금중을 자아냈다. 필자가 미국, 매릴렌드주 국립문서관까지 가서 볼 정도로 중요한 편지인거는 알겠다. 해방공간으로는 말이 붙었지만 미국 국립문서관에 보관되어 있다면 해방 후 미군정이 3년간 실시되었던 적이 있었고 이후 정부가 수립되어서도 미국의 영향력은 배제할 수 없으니 해방 공간으로부터 배달된 수많은 편지들은 미국인들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군정청 고위 관계자나 군정에서 일하는 관리, 아니면 이승만과 같이 미국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주고받은 편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아니면 소련군 또는 소련 고위관계자와 한국의 신탁 통치 문제에 관해 편지를 주고받거나 한국 전쟁 때 고위 수뇌부나 정치인들이 주고 받은 편지와 같은 중요한 문건인 줄 알았다. 그 당시에 전화가 있었으니 굳이 소련군 고위직에 있던 사람이나 미군 관리가 편지로 뭘 주고 받을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책을 끝까지 읽다보니 미군정이 보관하던 편지 중에 일반인들이 주고 받던 편지 뿐 아니라 이승만이나 김구 그 밖의 나름 식자층이 보낸 편지들도 있었다. 미국 국립문서관에는 발신인이 이승만, 김구, 여운형 등 한국 지도자들 외에 장삼이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편지를 보관하고 있었다. 책을 읽다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미군정은 왜 본인들에게 전달되는 편지 외에 일반인들이 보내는 편지도 보관하고 있는지 편지의 일부는 당국의 검열 이후 수신인에게 전달되었고, 어떤 편지는 압수당해 미쳐 전달되지도 못했다는 점이 궁금해졌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편지가 사회적 소통의 기본 수단이고 해방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미군은 전신, 전화 등 신속하고 정확한 통신 수단을 독점해 남한 사회를 통치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주로 편지로 소통했고 점령군이 미군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한다. 미군은 편지가 기본적인 사회적 소통 수단이므로 분석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관계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 검열을 시작하고 민간통신첩보대를 설치해 본격적 확인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편지를 통해 그 시대의 속마음을 포착하고자 한 점이 미국이 검열을 한 진짜 이유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기구는 서신검열정보요약이라는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작성하여 일반인들의 편지를 검열하였다 한다. 이 기구는 마음만 먹으면 한국내의 전화나 전신 우편물등을 마음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한다. 또한 감시대상자 명단을 만들어 처음에는 일본인,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점차 일본인이 사라지고 한국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전범인 일본이들의 편지를 검열하는 것은 그것이 전쟁과 관련이 없는 민간인이라도 이해하겠으나 35년간 식민지 지배를 겪었고 이제 막 해방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검열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은 한반도를 소련과 38도선으로 분리해 군정을 실시하고 있었고 이제 냉전이 시작되는 참이었다. 소련이나 북한 지역 정치인들이 무슨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하는 짓은 괜한 민간인 사찰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든다. 오늘날에도 정부에서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하면 뉴스에 나오곤 한다. 그 당시에는 이의제기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지금에 이르러도 아무 말이 없다.

민들의 소원

일본 도쿄에 살던 변무련이라는 어린이가 맥아더 장군에게 가지고 있는 재산을 가지고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필체가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일본어로 편지를 썼다고 한다. 우리 조부모 세대의 나이였을 것이다. 해방 후 국외에 살던 조선인들은 귀국을 서둘렀고 원했을 것이다. 일본이나 만주 등에 징용이나 징병 등 원치 않은 이유로 가게 된 이들이 특히 그랬을 것이다. 일본이 징용이나 징병을 할 때 임금을 주기로 했지만 제대로 준 적이 없었고 그나마 받을 수 있는 것도 얼마 안 되었다 한다. 그렇게 모은 돈도 다 가지고 조국으로 귀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일본에 거주하던 조선인 동포의 심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창규가 맥아더 장군에게 보낸 투서이다. 귀국할 때 1인당 1000엔이상 가지고 가지 못하게 되면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일본인들은 예금을 자유롭게 인출하는데 조선인들은 그렇지 못하므로 미국이 관할하는 남한도 지참금을 제한하지 말고 자유롭게 예금 인출을 할 수 있도록 청원하고 있다. 현재의 물가로 봤을 때도 1000엔이란 돈이 작지만 그 당시에도 충분하지 않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경제적 자립이 이루어지지 않아 잘 와 닿지 않는다. 누구는 1000엔도 많다고 할 수 있지만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하는 구절을 봤을 때 생활하는데 충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범인 일본이 경제적 제제를 받는게 당연한데 오히려 조선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식량 없이 지배는 없다.

일본인들이 맥아더에게 보낸 편지들이 50만통이 넘는 편지들 속에서 친근하고 우호적인 표현이 비판적이고 비우호적인 반응보다 많다는 부분이 내 눈길을 끌었다. 전쟁기 동안 미국, 영국을 마귀와 짐승이라고 부르던 반응하고 맥아더를 환영하는 반응이 대비되었다. 점령기에 미국이 일본에서 군정을 실시했으나 일본 정부를 통한 간접 통치였다. 총사령관 맥아더가 ‘벽안의 대군’이라던지 ‘백인 천황’으로 불리며 일왕 이상의 권위를 가졌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왕은 천황이라고 하며 만세일계의 전통을 지니며 무력을 지닌 무사인 쇼군이 권력을 가지고 휘두르는 막부 시대에도 천황제는 존속했던 것으로 안다. 천황은 일본의 상징과도 같은 것으로 왠만하면 그 자리를 없애거나 그 권위에 도전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오사카 부근에 살던 오우치 하나코가 맥아더에게 엽서 한 통을 보낸 것과 그 내용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잊혀지지 않았다. 당시 일본에 식량난과 암시장이 존재했다. 식량이 중요한 상황에서 미국이 식량을 배급해 주기만 하면 천황제를 폐지해도 대중은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것이다. 일제가 연합국과 협상하며 천황제 유지를 끝까지 관철하려 하였고 신과 같은 천황의 존재가 엽서 한 통에서 부정된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 천황제 유지가 다수의 지지를 받았지만 그냥 유지 존속만 해도 좋다는 의견도 많았다. 식량만 준다면 천황을 폐지하든 미군정을 적대시하든 상관없다는 당시 민중의 인식이 놀랍다.

이북의 토지개혁 이대로는 나도 죽는다.

미국은 남한 내에서 전달되는 편지 검열에 그치지 않았다. 내가 위에서 예기한 대로 냉전의 반대편 국가인 소련의 관활 하에 있는 북한 지역과 교환하는 문서도 검열하기 시작했다. 소련군도 책에서 나오지 않아도 남한 내의 움직임을 주시했을 것이다. 주한미군사령부 정보분는 일일정보보고에 매일매일 북한 지역의 동정을 기록하였는데 인접 지역 정보 요약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4월10일자 198호 보고서에 검열된 내용 중에 한 편지 중에 이북에서 성취된 것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토지 개혁 법령의 시행이다. 이것은 가장 먼저 이루어야 할 과업이라고 한다. 어떤 정부도 토지 개혁을 피해 갈 수 없다라 한다. 여기에 호응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북에 거주하는 한 부유한 조선인은 지주로서 본인이 큰 곤경에 처했다. 돈도 없고 땅도 뺏겼고 집마저 몰수한다면 본인은 살아갈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들이 인민당 당원이므로 당원임을 증명하면 몰수당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북으로 오라는 내용이다.

그 이후에 이 가족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이 198호 보고서의 내용으로 알 수 있는 것은 공산주의의 이름하에 토지 개혁이 실시되어 부유한 지주들은 땅을 빼앗기게 되었고 농민들이 해방되어 토지를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편지의 내용만 봤을 때는 공산당이 강제로 토지와 재산을 빼앗아 죄 없는 사람을 몰락시킨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보아야 당시 토지 개혁이 바람직한 개혁이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반대로 남한에서 38선 이북의 한 친구에게 보내는 미군정에 대한 불만의 소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북조선에서 토지 개혁을 비롯한 정치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남조선에서는 일제하보다 나아진 것이 별로 없고 총독부에서 군정청으로 바뀌었다. 치안도 일제 때보다 열악하다’라는 내용이다. 북한은 정치 개혁의 시행 등 변화가 있지만 남한은 명함만 군정청으로 바뀌고 해방을 맞이했지만 치안마저 식민지배를 당할 때보다 열악하여 과거보다 못하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체 메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