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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구분짓는 경계
도서명
저자/역자
손민석
출판사명
한그루
출판년도
2023-10-16
독서시작일
2024년 02월 08일
독서종료일
2024년 02월 09일

서평내용

 

이 책은 인간에게 버려진 개들의 삶을 주제로 내용을 풀어나간다. 개들에게는 두 무리가 있으며 인간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밭’의 무리는 인간을 피해 산 위에서 노루를 잡으며 살아가며, ‘곰’의 무리는 산 아래에서 인간들의 재산인 닭, 염소, 송아지 등을 잡아먹으며 살아가고 있다. 두 무리 모두 인간에게 상처받고 버려졌지만, 밭의 무리는 인간을 피하는 것을 선택, 곰의 무리는 인간과 싸우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인간, 밭과 곰. 이렇게 세 무리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한 채 위태위태한 경계선을 걷고 있다. 이종끼리는 말이 통하지 않기에, 그들은 그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하였다. 바로 억압, 폭력, 회피. 인간들은 그들을 자신의 권속 아래에 두려고 하며 필요 없는 것들은 가차 없이 버린다. 곰의 무리는 그런 인간들에게 경고하여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려고 한다. 밭의 무리는 그저 이것을 회피한 채 인간이 없는 산속에서 가장 들개답게 살아 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방법은 정답이 될 수 없다. 폭력은 결국 폭력을 불러올 뿐이고, 사과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기 귀찮아 가만히 내버려둔다면 결국 전체가 썩어 버리듯이,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회피하기만 한다면 본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작가의 말에서 “버려진 이들을 경계로 내몰기만 했을 때, 어떤 비극이 우리 사회에 재현될 지 아무도 알 수 없고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을 했는데, 결국 억압 또한 문제를 해결할 수단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개와 인간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한 사회의 주류집단과 소수집단과의 갈등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현대 사회에는 성별, 나이, 종교, 장애, 인종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가 존재한다. 그리고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는 서로를 공격하고 무시하며 본질적 문제를 쳐다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같이 사는 형편에 안 통하는 말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을 쏟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가는 길이 멀고 돌아가야 한다는 이유로 지름길만을 고집한다면, 그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가는 길이 멀고 돌아가야 한다면, 길을 닦고 정돈해야 할 것이다. 비록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한번 정돈된 길은 수많은 사람을 이동시켜 주고 사회 전체를 발전시키는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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