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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저자/역자
조예은
출판사명
안전가옥
출판년도
2020-04-13
독서시작일
2023년 08월 01일
독서종료일
2023년 08월 14일

서평내용

책의 제목이자 표제작인 <칵테일, 러브, 좀비> 는 한눈에 알 수 있듯이 ‘칵테일’, ‘러브’, ‘좀비’라는 세 가지의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 ‘러브’라는 키워드는 이 단편집의 공통된 주제로 보인다.

각각의 작품은 사랑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또한 어떤 이들에겐 결코 사랑이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초대>의 ‘가시’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억압이며 <습지의 사랑>은 물과 숲이 서로만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사랑, 다른 의미로는 이기적인 사랑으로 보였다. 그리고 <칵테일, 러브, 좀비>는 많은 사랑을 말하고 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사회생활을 하다 좀비가 되어버린 아빠의 사랑, 사랑하는 딸을 위해 결국 남편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사랑, 엄마를 구하기 위해 좀비가 된 아빠에게 물린 주연의 사랑. 그들의 사랑이 모두 좋은 결과를 낳은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 담긴 단편 중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표제작인 <칵테일, 러브, 좀비>보다 더 여운이 남았던 작품은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다. 처음에는 다른 인물이 겪은 다른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줄 알았지만, 그 두 이야기가 알고 보니 하나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멈춰있던 톱니바퀴가 맞물리면서 돌아가기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영희가 찬석을 살리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반복한 것이 먼저인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세호가 수많은 시간을 반복한 것이 먼저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 비극은 모두 사랑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아버지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과도로 끊어낸 것처럼 세호 역시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그 과도로 끊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네 가지의 작품은 사랑 이야기라 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라고 설명하고 싶다. 나를 포함한 어떤 이들이 보기엔 그저 사랑이라 포장된 억압일 뿐이고, 사랑을 가장한 폭력일 뿐이지만 사랑으로 시작되었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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