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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인물을 만난다는 것
저자/역자
최태성
출판사명
다산초당
출판년도
2019-11-22
독서시작일
2021년 07월 05일
독서종료일
2021년 07월 07일

서평내용

역사를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중고등학생 시절 한국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었고, 고등학생 때 사회탐구 교과목도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를 선택해서 공부할 정도였다. 사실 처음에는 역사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이 좋아서, 역사라는 과목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선택을 했다. 하지만 점점 수능과 가까워질 수록 성적이라는 엄청난 압박감이 생겼고 결국 내가 좋아하는 역사는 뒷전이 되었다. 어느새 나도 남들처럼 시대순으로 어떤 일이 있었고, 누가 어떤 업적을 남겼으며 어느 나라가 제일 강성했는지 의무적으로 암기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된 이후 역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

얼마 전 서점을 가서 책을 둘러보고 있는데, \’역사의 쓸모\’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책을 보자마자 \’아 나도 역사 진짜 좋아했었는데..\’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무 거리낌없이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책의 초입에서 저자는 역사를 공부할 때 단순히 \’공부\’에만 집중해서 암기하지 말고 역사 속 인물에게 말을 걸어보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역사를 좋아했지만 역사의 스토리가 좋을 뿐이었지 역사 속 인물에 집중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사실 처음에는 인물과 대화하라는 말이 무슨말인지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독서를 하면 할 수록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제일 감명깊었던 부분은 \’선택의 힘\’에 관한 내용이었다. 역사 속에서 업적을 남기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은 아니다만, 신라 문무왕때 무기 쇠뇌를 만드는 기술자 \’구진천\’이 있었다. 그는 쇠뇌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 당나라에 끌려가기까지 했다. 하지만 당나라에 끌려가서도 그는 자신의 기술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당나라 황제를 대면하는 무서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기를 만들어 시연할 때 마다 나무의 질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댔다고 한다. 결국 당나라는 쇠뇌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내가 구진천이었다면, 당연히 당나라에 기술을 전파하고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만약 구진천이 자신의 기술을 전하는것을 선택했다면 그는 정말 좋은 대접을 받고, 기술을 통해 업적을 세워 역사에 남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강성해진 당나라의 승리로 인해 지금의 한국이라는 나라는 아예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소름이 돋았다.

선택이란 큰 힘을 지닌 것 같다. 물론 내가 큰 업적을 세우고 기록을 남기지 않는 한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 처럼 역사속에 기록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나의 사소한 선택은 나의 하루에 영향을 끼치고, 내일의 선택에도 영향을 끼치고, 내 인생을 뒤바꿀 수도 있다.
어쩌면 개인의 선택은 개인 한 사람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이것이 퍼져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결국 한 사람의 선택이 사회를 형성하고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독서를 하며 수많은 역사 속 인물을 만나 인생 그 자체에 대해, 그리고 내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역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단순한 암기과목이 아니었다. 여러 사건과 인물을 만나고 그들의 인생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쓸모있는 학문이었다.

그리고 역사 속 인물과 대화를 해보라는 저자의 말은 어려운 뜻이 아니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할 때 과거의 인물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게 된다면 그걸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은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생각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방황할 때 마다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라는 저자의 말을 나도 이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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