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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도서명
저자/역자
Hesse, Hermann
출판사명
서울 : 민음사 2000
출판년도
2000
독서시작일
2021년 01월 18일
독서종료일
2021년 01월 18일

서평내용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열여섯 무렵이었을까. 그 시절 내게 데미안은 어렵고도 맹랑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책을 끝까지 완독할 것이라는 다짐이 차올랐다. 그렇게 완독하고서도 나는 책에서 그리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없었지만 이제서야 나는 왜 그토록 이 책에게서 깊은 끌림을 느꼈는지 이해할 것 같다.

이 책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었기에 많은 이들에게 명작으로 꼽히는 것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자신만의 번민을 이 책으로 하여금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이르는 길’, ‘애가 향하고 있는, 향해야 할 길’. 누구나 고뇌해 봤을 난제의 앞에서 데미안은 그 본질을 관통하고 있다.

선과 악, 착하고 나쁜 것, 옳고 그른 것, 정상과 비정상 …
우리는 이 모든 갈래 앞에서 한 번쯤 배척 되어 봤을 것이다. 세상은 모든 것을 분리한다. 필요에 의해. 그리고 그 필요에 의해 많은 것들이 부정 당하고 숨죽여 사라진다. 우리는 언제나 한 편에 서야 하므로 무언갈 포기해야 한다. 배척 되지 않기 위해.

데미안은 양극화라는 가혹한 꽃을 뛰어넘어 아브락사스라는 신을 탄생시켰다. 그 이름으로도 매혹적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신. 아브락시스는 누군가에게 구원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다. 좁은 개성의 경계 속에서 애써 경계 속으로 자신을 욱여넣어야 했을 많은 이들에게.

누구나 자신만의 길을, 세상을 찾기 위해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그리고 그 세계를 깨뜨리는 것은 누군가에겐 버겁고 불가한 일로, 누군가에겐 필요조차 없을 일로 여겨진다.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하는 일은 알이라는 너무나도 좁은 세계를 알아버린 이들의 필연적인 싸움이다. 무정하고 고독한 싸움 속에서 아브락사스는 하나의 창으로 기능한다.

헤르만 헤세는 그런 창을 넘겨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견뎌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 세상 속에서 하나의 투쟁쯤은 쉽게 이겨내도 괜찮으니까.


나의 알은 지금쯤 산산조각 나 있을까, 아직도 견고히 둘러싸고 있을까. 이것 또한 택해야 하는 나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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