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작가가 가정 불화, 경제적 궁핍 등으로 극심한 고난을 겪던 시기에 씌 어진 작품으로, 라스콜리니포크라는 인물이 소냐에게 정신적으로
감화되면서, 그 리스도적인 사랑과 사상을 지니게 되는 과정을 설파하고 서구적 합리주의를 비판 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당대의 폐쇄된 사회
상황 속에서 해결되지 않은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휴머니즘적인 관점에서 호소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되기도 하였다. 결국 이
작품에서 작가의 의도는, 인간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죄의식과 이런 죄를 인식하지 못하고 죄를 범하는 비인간적인 인간들에게 깨달음의 경종을
보내고 있 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 소설이 아니라, 인간 양심의 문제, 즉 당대의 사 회악과 싸우는 인간 본성인
양심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강렬한 비판 의식을 담고 있다 하겠다. 특히 에필로그에서 소냐의 헌신적 사랑으로 라스콜리니코프가 갱생하는 대목에
서, 매춘부인 소냐가 그에게 촛불 아래에서 성경 구절을 읽어 주고, 시베리아 유 형지까지 따라온다. 그리하여 그의 정신적 부활을 돕는다는
사실은 이 소설에 기 독교적 색채가 짙게 깔려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겠다. 나는 이 작품을 읽고 참된 사랑의 힘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는 값진 교 훈을 새삼 깨달은 것은 큰 수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