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의붓
오빠를 사랑하는 여고생 숙희가 부모가 부부라는 형식적 제약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받고 갈등을 겪다가 오빠의 탈형식적 행위로 인해 사랑에
성공하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작가는 윤리 의식보다는 원시적인 인간의 생명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는 숙희의 사랑해서는 안 될 오빠를
안타깝게 대해야 하는 고통보다는 오히려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는 감각적 이미지의 제시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여류 작가 특유의 신선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여주인공의 내면 심리의 포착이 매우 섬세한 것이다. 따라서 이 소설에서 우리는 불륜의 추함을
느끼기보다는, 청순한 소녀의 아름다운 순정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바로 작가의 예리한 감수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