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는
오늘… 인터넷에 올라 있는 고래밥 사진을 본다. 상어 16마리, 복어 24마리, 꽃게 13마리, 고래 12마리, 오징어 13마리, 문어
7마리, 붕어 14마리, 불가사리 8마리, 거북이 6마리, 그리고 알 수 없는 어류의 일부분 한 개. 총 113개의 내용물을 종류별로
가지런히 분류, 배열한 뒤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올린 사진이다. 제조회사가 밝힌 바로는 고래밥 내용물의 총 질량은 40그램인데, 같은 양을
두고도 다른 주장이 가능해서 다들 재미있어 한다. 생각해 보면 ‘서로 다르다’는 것에서 재미가 생긴다. 다르다는 것을 못 견디는 사람들도
많지만 서로 다르기 때문에 조화라는 것도 생기고 화음이라는 것도 이루어진다. 40그램 용량의 봉지에 담긴 서로 다른 내용물로 갑론을박을
벌이지만 이들의 갑론을박은 상대를 배척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즐기기 위한 한때의 유희라서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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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철수는 오늘’이라는 코너에 실린 글들은 모은 것이다. 책의 내용이 에세이&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무심코 지나칠수 있는 일상에서의 작은 법칙이나, 그냥 넘어갈뻔한 깨달음들이 적혀 있다. 그리고 오래오래 천천히 읽고
싶은 책이다. 그만큼 드는 생각도 많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책! 세상에 지쳤다면 쉬어가는 의미로 이책을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