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을 손에 쥐었을 때는 역사소설인 줄 알았다. 글씨도 너무 작고 페이지수도 많아서 재미없어 보였다. 재미로 책을 판단하는 건 정말 말초적인 기준이겠지만 그래도 소설은 어느 정도의 재미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다.그런데 이 책은 내 우려를 확 뒤집어 버렸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 권의 책을 3일만에 다 읽어 버렸다. 다음 장이 기대가 될 정도로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었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와 <꽃보다 남자> 그리고 <바람의 화원>을 적절히 섞어 놓은 듯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작가의 세심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머릿 속으로 그림이 그려질 정도의 세밀한 묘사는 4명의 주인공들을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 남자들만 들어갈 수 있다는 성균관에 동생을 대신해 들어간 간 큰 김윤희, 그리고 남장여자인 그녀를 둘러싼 3명의 잘나디 잘난 남자들..손발이 오글거리는 내용이긴 하지만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치는 그녀와 그녀를 사랑하는 3인의 열정과 사랑에 대한 조선시대 로맨틱코미디 쯤이라고 한줄로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