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글을 보고 있으면 일본 작가의 글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한국문학은 기본적으로 투박한 느낌의, 색채를 구지 따지면 톤이 한톤 내려간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 사람은 감각적이고 원색적이고 세련되고 도외적인 느낌의 글을 쓴다. 강호가 죽은 건 반전이었다. 음, 나에게는 말이다. 마지막의 죽음을 암시하는 글, 내게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주인공이 강호 덕분에 오랫동안 추억과 싸워나가야 함을 암시하며. 또 다른 고통이 막연하게 펼쳐지고는…작가는 무심한 듯 펜을 놓아버렸다. 확실히 사랑보다 추억이 오래 남는다. 추억때문에 울고 웃는 인간이라는 존재. 참,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