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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인가
저자/역자
조경아
출판사명
나무옆의자
출판년도
2018-09-05
독서시작일
2026년 06월 03일
독서종료일
2026년 06월 03일
서평작성자
김*주

서평내용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관계를 맺는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지만 정작 우리는 상대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가까운 사이라도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다. 때로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조차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조경아의 장편소설 『3인칭 관찰자 시점』은 바로 이러한 인간 관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처음 작품의 제목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3인칭 관찰자 시점’이라는 표현이었다. 문학 시간에 배웠던 서술 방식 중 하나라는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제목 자체가 작품의 핵심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인물의 감정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행동과 대화, 그리고 상황을 통해 보여준다. 독자는 인물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 수 없으며, 드러난 모습만을 통해 그들의 감정을 추측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러한 서술 방식이 다소 어렵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인물의 생각이 자세히 설명되지 않다 보니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든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을 읽을수록 이러한 답답함이야말로 작가가 의도한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직접 볼 수 없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 표정을 통해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결국 인간 관계란 완전한 이해가 아니라 제한된 정보 속에서 이루어지는 해석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은 바로 이러한 현실의 모습을 소설 속에 담아내고 있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가능한가’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서로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지만, 동시에 계속해서 엇갈리고 오해한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정작 상대방의 진심에는 닿지 못한다. 이러한 모습은 소설 속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인간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흔히 상대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만 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작품은 이러한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며, 이해와 오해가 공존하는 관계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품 전체를 감싸고 있는 거리감이었다. 등장인물들은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쉽게 가까워지지 못한다. 그들은 서로를 관찰하지만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 사회의 인간 관계와도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SNS와 메신저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연결의 수가 많아졌다고 해서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계는 많아졌지만 진정한 소통은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린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현대인의 관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거울처럼 느껴졌다.

작품을 읽으며 다른 문학 작품들도 함께 떠올랐다. 특히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들은 인물의 감정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행동과 대화를 통해 보여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론 『3인칭 관찰자 시점』과 내용이나 배경은 다르지만,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해석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대문학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소통의 부재나 인간 소외의 문제와도 연결 지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연관성을 생각하며 작품을 읽으니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한편 이 작품은 독자에게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 어떤 관계가 정답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정말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있는가. 혹시 자신의 기준으로만 상대를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작품은 이러한 질문들을 독자에게 남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인간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평소에는 가까운 사람이라면 당연히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완전한 이해는 어렵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대화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공감되기도 했다.

결국 『3인칭 관찰자 시점』은 인간 관계와 이해의 한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화려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보다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에 집중하며, 독자에게 관계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은 작품을 읽는 동안뿐만 아니라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남는다. 나는 이 작품이 단순한 소설을 넘어 인간과 소통, 그리고 이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오늘날, 『3인칭 관찰자 시점』은 우리에게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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