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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세계를 깨뜨리며
도서명
저자/역자
헤르만 헤세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09-01-20
독서시작일
2025년 10월 27일
독서종료일
2025년 11월 07일
서평작성자
조*별

서평내용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풀이를 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 (11쪽)

 이 구절은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민음사)은 소년 싱클레어가 데미안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혼란을 극복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1877년생인 헤르만 헤세는 어린 시절 자유를 갈망하며 신학교를 떠났고 여러 직업을 거치며 작가로서의 길을 걸었다. 이 책을 읽으며 싱클레어가 겪는 유년 시절의 외로움과 혼란이 나의 어린 시절과 겹쳐 보이기도 했고 때로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작품의 내용은 철학적이고 상징적으로 느껴져 쉽게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 어려움 속에서 ‘나는 과연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이어지는 본론에서는 그 물음에 대한 내 생각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저자는 싱클레어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세계를 보여준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만나기 전까지 착한 세계와 나쁜 세계를 구분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데미안과의 대화를 통해 두 세계가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 둘을 함께 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만나면서 점점 스스로의 내면과 마주하고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인물로 성장한다.

 데미안은 그에게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라는 말을 남긴다. 이 대목은 성장이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불안과 결점을 인정하고 그것과 마주할 용기를 갖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늘 자신을 감추며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데미안의 말처럼 진정한 성장은 나의 모든 면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은 늘 흑과 백으로 구분되지만, 그 사이의 회색 영역 속에서도 스스로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았다.

 그러나 우리 안의 또 다른 나를 마주한다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싱클레어가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걸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자신을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때로는 두렵고 흔들릴 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불안과 용기 그리고 두려움과 성장은 서로 맞닿아 있다. 이 책은 그런 불완전함조차 성장의 한 부분임을 알려준다. 결국 <데미안>은 우리에게 완벽한 존재가 되기보다 진실한 나로 살아가려는 용기를 준다.

 <데미안>은 나에게 성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싱클레어가 겪은 내면의 갈등과 혼란은 결국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통과의례와도 같았다. 우리는 종종 완벽함을 좇으며 불안과 결점을 숨기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진짜 나로 산다는 것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임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두려움 속에서도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마주 보며 살아가고 싶다. 이처럼 <데미안>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성장을 바라는 사람에게 스스로를 마주할 용기를 일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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