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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절기마다 작은 행복 모으기
저자/역자
김신지
출판사명
인플루엔셜
출판년도
2025-07-31
독서시작일
2025년 10월 21일
독서종료일
2025년 10월 28일
서평작성자
고*환

서평내용

 우리는 일 년을 사계절로 나누는 데 익숙하지만, 정작 그 계절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봄이 왔는지도 모르게 여름이 닥치고, 가을의 정취를 느낄 새도 없이 겨울 외투를 꺼내 입는다. 김신지 작가의 《제철 행복》은 이처럼 바쁜 일상에 쫓겨 계절의 변화를 무심코 흘려보내는 우리에게 ‘잠깐 멈춰 서서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1년을 24절기라는 더 세밀한 나침반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각 절기마다 스스로에게 ‘제철 숙제’를 내준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다. 입춘(立春) 무렵엔 봄맞이 청소를 하고, 곡우(穀雨)에는 마지막 벚꽃을 배웅하며 돌미나리전을 부쳐 먹는다. 여름의 소서(小暑)에는 비 오는 고궁에서 ‘비멍’을 즐기고, 가을의 추분(秋分)에는 달고나 향기가 나는 계수나무 아래를 걷는다.

 저자가 제안하는 ‘제철 숙제’들은 그 시기에만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작고 소중한 기쁨들이다. 책을 읽다 보면 ‘아, 나도 저런 순간을 좋아했지’ 혹은 ‘다음엔 나도 저걸 꼭 해봐야지’ 하는 즐거운 다짐을 하게 된다. 저자의 섬세한 시선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풍경이 얼마나 다채롭고 풍요로운지 새삼 깨닫게 한다.

《제철 행복》은 행복이 어딘가 멀리 있는 특별한 성취가 아니라, 지금 내가 발 딛고 선 이 계절 속에 있음을 일깨워준다. 계절을 그저 시간의 배경으로 흘려보내는 대신, 그 안으로 직접 뛰어들어 오감으로 느끼고 적극적으로 즐기라고 격려한다. 저자가 각 절기마다 외치는 ‘이 맛에 살지!’ 하는 공감의 탄성은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염된다.

 바쁜 일상에 지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여유조차 없는 사람, 매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굴레에 갇힌 듯 무기력한 사람이라면 절기마다 이 책을 펼쳐보는 것이 다정한 처방전이 되어줄 것이다. 1년을 무려 24번의 기쁨으로 채울 수 있는, ‘나만의 행복 리스트’를 만들고 싶은 영감을 주는 고마운 책이다.

 모든 사람에게, 갑자기 달리는 것은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그러니 큰 행복을 찾기보다 순간순간 각 절기의 작은 행복들을 차근차근 모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큰 행복이 삶에 스며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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