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는 모두가 바쁘게 움직인다. 우리는 그 바쁨을 통해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킨다. 그 변화에만 매달려 우리는 망각한다. 개개인의 삶이 모여서 세상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역사의 쓸모」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단순히 주관적인 방향만을 제시하는 게 아니다. 역사는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며 역사는 현재에도 새로이 쓰이고 반복되고 있다. 그 저명한 사실로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다.
‘메러디스 빅토리아 호’와 ‘아프가니스탄 구출’의 일을 통해 각자도생의 세상에서의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저는 사랑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난민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태우기 위해 귀한 군수물자를 바다에 버린 사람들, 낯선 얼굴의 피난민을 품어주고 아낌없이 베풀어준 사람들, 난민을 구출하는 데 진심을 다한 사람들,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사랑에 보답하려 또 다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득실을 따지기에 앞서 사람부터 생각하고 보는 모습에 여지없이 울컥하고 맙니다.” 내가 사랑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나의 삶 또한 사랑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가끔은 ‘남들도 다 이렇게 살아’라는 말이 마법의 문장처럼 느껴져요. 기본이나 정도를 지키려는 마음을 무력화하는 마법을 부리는 거죠.” 빠르게 도달하고자 하다보면 내 안에서의 신념을 어기고 후회한다거나, 다른 사람의 약은 행동을 보며 손해를 본 거 같아 신념을 지키고도 후회하는 경우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최태성 작가는 최재형 독립운동가의 삶과 조선의 선비 황현의 삶을 통해 다른 이유를 핑계삼아 스스로 부끄럽게 사는 것은 영리한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파괴하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정도를 걷는 삶이 어떻게 보면 요행을 바라는 삶보다 느릴지는 몰라도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의 쓸모를 증명하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고, 그 삶의 척도를 정할 수 있도록 역사 속에서 그 근거를 가져와 단단하고도 확실한 힘을 주는 책이다. 세상을 앞으로 굴리기 위해 사람들을 부품과 같은 존재로 여기는 이 세상에서, 과거 거대했던 역사조차 각각 한 명의 사람들이 모두 합해져서 일어났다는 사실로써 사람의 가치를 증명한다.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닌 과거의 삶으로 현재의 삶까지 이어주는 인문학이다.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그 목표를 위해 어떻게 ‘잘’ 살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면 이 책이 아주 의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