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일보 직전인 사람이거나 막 사회로 들어온 사람들의 주된 고민은 어떤 진로를 가질지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잘 대답하는 사람도 있고 아직 정하지 못해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이 무슨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아마 대부분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데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알 수 있을까이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삶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 가는 방법을 보여 준다. <데미안>은 부잣집에서 태어나 선한 가족들과 주변인들에게서 자란 평범한 소년 싱클레어가 자신이 자란 환경과는 다른 악한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던 중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소년 데미안을 만난 후 바뀌기 시작하는 싱클레어의 삶을 담은 책이다. 헤르만 헤세는 싱클레어의 고뇌를 통해 평소 자신이 생각하던 선함과 악함의 기준을, 데미안을 통해 자신의 기준으로 그러한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을 권한다. 이를 통해 절대적인 악을 제외하고 남들이 정한 선과 악에서 벗어나 선뿐만 아니라 악에서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으라고 말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122p.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의 쪽지에 적혀있는 글을 통해 이를 보여준다. 필자와 동일한 나이대의 사람들은 부모님의 자식인 나에서 벗어나 그냥 자기 자신이 되길 원한다. 그리고 헤르만 헤세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단지 남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속해 있는 사람인지를 명확하게 알아 가는 과정이 먼저임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의 깨달음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무엇이 될지보다 먼저임을 알려 준다.
<데미안>을 읽으면 작가의 의도대로 자신의 자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자기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의문점이 생길 때 남들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준다. 비록 자신에 대해 알아 간다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만 이는 당연하다. 여러 경험과 자신에 관한 질문을 통해 조금씩 알아 갈 수만 있다면 그 다음인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란 질문에는 더 쉽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앞날에 대해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