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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위해선 알을 깨야 한다
도서명
저자/역자
헤르만 헤세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09-01-20
독서시작일
2025년 09월 23일
독서종료일
2025년 09월 25일
서평작성자
김*현

서평내용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혼란스러운 시대에 청년들의 정체성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작품이다. 작품은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며, 독자의 가슴속에 자아실현이라는 씨앗을 심어준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따뜻한 가정과 종교, 바른 생활 속에서 자라며 ‘선의 세계’에 속해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또래인 프란츠의 괴롭힘으로 인해 그는 약탈, 반항, 거짓 같은 ‘어두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나타난 데미안의 도움을 계기로, 싱클레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시작한다.

이 소설의 핵심은 ‘알을 깨고 나온다’는 상징적 표현에 담겨 있다.

특히나 20대 청년들에게, 부모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길을 찾으라고 새로운 사고의 길을 열어보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부모와 교사의 보호 아래 머무는 삶은 편안할 수 있지만, 그 속에만 머문다면 알을 깨지 못한 새가 알 속에서 죽어가듯 성장은 멈춘다. 알은 곧 부모와 사회가 제공하는 편안한 세계인 동시에 족쇄이며, 성장은 그 알을 깨뜨리고 스스로 본인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여기서 등장하는 아브락사스는 선과 악을 모두 품은 신으로, 인간이 성숙한다는 것은 단순히 ‘선’만을 좇는 삶이 아닌, 내면의 어두움을 받아들이며 통합하는 과정임을 의미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느 한쪽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양극단을 넘어서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데미안]의 장점은 주인공의 성장 과정이 현실적인 경험을 통해 묘사된다는 점이다. 반항기, 성에 대한 탐구, 첫사랑, 공동체 속의 배움과 같은 사건을 겪어가며 성장한다. 해당 흐름을 통해 독자는 성숙이란 누구나 거쳐야 하는 여정임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작품은 길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의 역할을 한다.

물론 한계도 있다. 예를 들어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에게 강한 사랑을 느끼는 장면은 다소 갑작스럽게 다가온다. 작가가, 정신적 안정을 상징화하려는 장치였을 수 있으나, 베아트리체나, 데미안이 아닌 에바 부인에게 사랑에 빠지는 건 서사적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는 점이 의문을 남긴다.

[데미안]은 알을 깨뜨리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부모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고통 속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이 어른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임을 깨닫고 스스로 알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따라서 아직 자신의 길을 찾는 투쟁 속에서 괴로워하는 20대 청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데미안‘은 당신에게 알을 깨뜨릴 용기와 통찰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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