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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회고록을 읽고
저자/역자
한강
출판사명
문학동네
출판년도
2023-06-01
독서시작일
2025년 05월 30일
독서종료일
2025년 06월 02일
서평작성자
박*아

서평내용

한강의 에세이집 『디 에센셜』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오며 겪은 감정과 경험을 아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가족에 대한 기억, 작가로서의 삶, 그리고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잔잔한 문장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조용하고 차가운 느낌이 들지만, 읽다 보면 그 속에 뜨거운 진심과 강한 의지가 숨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강이라는 사람이 참 강하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말수가 적고 조용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는 것을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아픈 기억과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바라보며 글로 써내려간다.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고통을 피하려고 하는데, 한강은 끝까지 바라본다. 그런 점에서 그는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이런 태도는 2024년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의 수상 소감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문학은 눈을 감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바라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 한마디에 그의 문학관과 삶의 자세가 모두 담겨 있다. 그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며, 글쓰기를 통해 그것을 견디고 의미를 찾아낸다. 이 점은 『디 에센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책에는 자연과 예술, 가족, 시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한강은 나무, 바람, 눈 같은 자연의 모습에서 위로를 얻고,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가 바라보는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거울처럼 느껴진다. 또한, 예술에 대한 그의 애정은 깊고 진지하다. 미술, 음악, 문학을 통해 삶의 아픔을 치유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런 점에서 그는 예술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디 에센셜』은 쉽고 빠르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한 문장 한 문장에 멈춰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천히 읽다 보면, 그 안에 담긴 사유와 감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오히려 침묵 속에서 더 큰 이야기를 전한다. 말보다 더 강한 감정이 그 조용한 문장 속에 들어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한강이라는 작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는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작가가 아니라, 삶을 깊이 있게 바라보고 버텨내는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디 에센셜』은 그런 사람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마치 “너도 괜찮아, 그렇게 느껴도 돼”라고 말해주는 듯한, 조용한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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