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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의 모습
저자/역자
정지아
출판사명
창비
출판년도
2022-09-02
독서시작일
2024년 06월 20일
독서종료일
2024년 07월 10일
서평작성자
남*윤

서평내용

이 책을 읽다 보니 가장 먼저 ‘빨치산’이란 단어에 대한 의문이 든다. ‘빨치산’이란 비정규군을 의미하며 이 책은 전직 빨치산인 아버지의 삶과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딸의 이야기이다. 사회주의자였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아리’는 사회주의 집안의 딸로서 사회적 낙인을 달고 살아간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과 장례를 계기로 아버지를 회상한다. 작은아버지, 친구,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리는 아버지를 알아가게 된다. 아버지는 죽음 이후에 제목처럼 일종의 ‘해방’을 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와 거리감이 있는 ‘아리’는 장례를 치르면서도 크게 감정 기복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어린 시절 엄마보다 아빠가 좋다던 시절도 있었지만 무뚝뚝한 아버지 탓인지 아버지를 아끼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이런 점을 보면 주변 친구들이나 미디어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아버지의 성격도 한몫한다.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고 혼자 짊어지려는 그런 모습 어쩌면 우리 주변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등장인물이다.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우리 아버지와 꽤 친하다고 생각했다. 서로와 대화를 많이 했고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그 생각이 조금 변했다. 누구보다 강인해 보이던 아버지는 사실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울 수도 있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유쾌하고 거리낌 없는 친구였다. 이런 경험이 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다. 이 기억은 아직도 아버지에 대한 기억 중 뇌리에 박혀 있는 하나의 기억이다.

 

이처럼 나는 가족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이 책을 읽었다. 어떤 사람은 빨치산 이야기에 집중해 1900년대 중반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살지 않은 시대에 관해 이야기하기는 것은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무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이 책은 꽤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엄청나게 무겁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대화는 재미있기도 했다. 이런 점을 보면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인지, 왜 빨치산이란 생소한 주제를 가지고도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가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거 같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이런 느낌의 책이 요즘 유행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나 ‘불편한 편의점’ 같이 옴니버스 형식이면서 사회의 문제를 살짝씩 다루는 그런 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책을 재미있게 읽었고 좀 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것을 읽고 싶으면 이 책을 더욱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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