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그리워했다. 이 그리움 속에서 나는 나를 길러준 이 강산을 사랑하였다. 도시와 마을을 사랑하였고, 밤하늘과 골목길을 사랑하였으며, 모든 생명이 어우러져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꾸었다.”
– 표지, 밤이 선생이다
딱딱해 보이는 책 표지와 다르게 작가의 세상을 담은 문장이다. 이 문장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책을 통해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의 세상을 엿보는 즐거움을 아는 독자일수록 이 책에 더 매료될 것이다. 작가 황현산은 <밤이 선생이다>에서 자신이 평생에 걸쳐 고민하고 관찰해 온 것들을 엮었다. 그에 따라 첫 페이지는 “천 년 전부터 당신에게”라는 대목으로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작가 황현산이 어떤 고민의 시간을 거쳐왔는지, 어떤 세상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지 느껴진다. 그의 세상을 그의 문체로 담았다. 그렇기에 가벼운 문체로 술술 읽힌다기보다는 탐독한다는 느낌이 든다.
“맥락을 따진다는 것은 사람과 그 삶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맥락 뒤에는 또 다른 맥락이 있다. 이렇듯 삶의 깊이가 거기 있기에 맥락을 따지는 일은 쉽지 않다. 그 일에 시간과 정성을 바치기보다는 행정 규정을 폭력적으로 들이미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한국을 이상 사회로 생각한다는 노르웨이의 한 청년이 이런 문제 저런 문제를 깊이 살피기보다 제가 생각한 세계와 맞지 않는 것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려 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 97p, 맥락과 폭력
낮과 밤의 경계에서 그는 밤을 강조한다. 밤이 주는 개인의 시간을 존중하며, 그 안에서 사유할 것을 권장한다. 작가가 살아온 삶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삶이기에 그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삶을 깊이 있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은 우리가 마음을 쏟기만 한다면 우리의 주변 어디에나 숨어 있다.”
다른 이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