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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무너지는 삶을 지켜보는 것
도서명
저자/역자
다자이 오사무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12-04-10
독서시작일
2023년 11월 28일
독서종료일
2023년 12월 04일
서평작성자
문*연

서평내용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유명한 문장을 처음으로 이 소설은 전개된다. 주변인들은 이 소설을 두고 기분 나쁜 이야기다, 혹은 질한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소설을 읽고 처음 느낀 감정은 안타까움에 가까웠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자기혐오에 빠지는 모습은 내게 연민과 괴로움을 느끼게 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을 숨기고 늘 익살을 연기해야 했고, 곪아가는 자신의 정신을 견디지 못 한 채 지속적으로 자해하며, 마침내 정신 병동에 들어가자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고 칭하는 것까지 안타깝지 않을 수 없었다. 제목처럼 누군가의 무너지는 삶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진정 주인공 요조가 인간 실격이라고 느끼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나는 요조의 인생이 무엇보다 인간의 자연스럽고 추악한 면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유약한 존재이다. 생존을 위해 강인함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숨기고 사회에 맞추어 나를 바꾸는 것, 그러다 가끔의 실패도 맞이하고 그를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모습일 것이다. 요조는 그런 인간 중에서 낙오되었을 뿐이며, 적나라한 인간의 절망과 나약함을 보여주는 인물로써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저는 하느님조차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믿지 못하고 하느님의 벌 만을 믿었던 것입니다. 신앙, 그것은 단지 하느님의 채찍을 받기 위해 고개를 떨구고 심판대로 향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지옥은 믿을 수 있었지만 천국의 존재는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건 속고 있기 때문이야. 이 아파트 사람들 전부가 나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그러나 내가 얼마나 모두를 무서워하는지. 무서워하면 할수록 남들은 나를 좋아해 주고, 남들이 나를 좋아해 줄수록 나는 두려워지고 모두에게서 멀어져야만 하는, 이 불행한 제 기벽을 시게코한테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노릇이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알 수 있듯 요조는 그야말로 나약함 그 자체로 묘사된다. 수많은 기회가 있음에도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을 부정하며 절망 속으로 빠져들려 한다. 이겨내는가 하면 또다시 자신의 부족함과 부딪히며 술이나 마약의 길로 들어선다. 나는 인간의 본성이나 천성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지만, 요조의 수많은 인생의 배경을 고려할지라도 그는 전혀 다시 일어날 줄 모르는 절망적인 인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크게 든 생각은 가정 환경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요조가 유복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정한 부모 아래서 생각을 존중받고 자랐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좋은 가정이 절대적으로 개인의 성향을 긍정적이게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약한 천성을 조금이나마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는다.

 인간 실격이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 이유는 주인공 요조에게 공감하는 인물이 많아서일 것이라 추측한다. 그의 지극히 인간적이고 모순적이며 약한 마음, 본성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했으리라 생각된다. 인간의 유약함은 죄가 아니라 본능이다. 우리는 단단해지기 위해 더 많은 것에 힘을 쏟으며 자신을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의 디딤돌이 이 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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