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인공인 철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지만 독자로 하여금 \’아, 철이는 정말 우리와 같은 감정을 가지는 인격체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하는 등장인물이다.
자신이 인간이라고 믿는 로봇! SF소설에서 얼마나 흔한 주제인가! 하지만 김영하 작가는 이 흔한 소재를 메인으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갈 능력이 있는 작가였다.
우리는 이 책에서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되겠지만, 그 중 메인은 철이의 정체성이다. 본인이 인간이라고 주장했던 철이, 밝혀진 철이의 로봇 몸, 어쩌면 어떤 인간들보단 풍부하게 느끼는 감정들…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도 이를 그저 프로그램의 일부로 볼 수 있을까? 작가는 이를 부정하고 싶어한다고 나는 느꼈다. 철이의 몸이 우리와 달르다는 것은 그저, 차이점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이는 책 구석구석 설계해놓은 대사들에서 잘 들어난다.
철이의 몸이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고 한들 책을 읽는 독자 중 누가 그를 단지 로봇에 불과하다고 여기겠는가! 철이는 다양한 인물과 상호작용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명실상부 주인공이다. 독자로써 우리는 철이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고 철이를 인간으로 여기고 싶게 될 것이다.
철이의 몸이 무엇으로 구성되었는가가 아직도 중요하게 느껴지는가?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 내가 느끼는 철이는 로봇보다 인간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니, 철이의 몸이 로봇이라고 해도 독자로써 나는 철이를 애정한다. 철이의 몸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철이의 마음이 우리를 얼마나 움직이는가가 더 중요하다.
철이가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 우리가 철이를 아끼게 되었을 때 비로소 철이는 인간이된다.
외관보다 우리는 느끼는 것을 중요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