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면역세포의 세계>
코로나 사태 이후, 바이러스,면역,사이토카인, MRNA, 불활성화 백신,T세포,MHC분자 등등 면역학 관련 용어를 언론이나 주변에서 자주 접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용어들을 자주 들으면서도 정작 면역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대부분 언론이나 온라인 자료들을 봐도 항원-항체 원리나 코로나 백신의 원리 같은 좁은 영역의 면역원리를 알려주지, 복잡한 면역계의 총체적인 원리를 알려주는 자료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서 하는 말이지만, 아마 말도 안되게 면역계가 복잡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면역계 학자들도 인정하듯 면역학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일관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와중 내가 평소 정말 좋아하는 인포그래픽을 활용하여 과학을 쉽기 설명해주는 \’쿠르츠게작트\’ 채널에서 면역에 관한 책을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역시나 책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복잡한 면역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면역세포들의 핵심 상호작용들을 귀엽고 직관적인 캐리커처를 통해 핵심을 알려주니 복잡한 면역체계를 피상적으로 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중에 면역을 강화해준다는 여러 약이나 음식이 얼마나 황당한 소리인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에는 암세포가 생기고 사멸하고 있다든지\’
\’너무 위생적인 환경이 어찌하여 우리에게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에 취약하게 만들었는지\’
\’사실 우리 몸에는 잠재적이든, 현존하든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감염에 대항하는 면역세포가 각각 적어도 1개씩 수십억은 존재한다든지\’ 등등
반직관적이지만 면역계의 원리를 배우다 보면 무릎을 칠 내용이 정말 많았습니다.
예를들어 우리의 피부에 상처가 낫을 때 어떤 기전으로 면역세포가 외부의 세균을 퇴치하는지, 왜 다치고 나면 수포와 같이 상처 부위가 부풀어 오르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재밌었습니다. 더 놀라웠던 점은 평화로워 보이는 우리의 평상시 몸이 사실은 끊임 없는 외부의 세균,바이러스와 공성전을 벌이고 있음을 알았을 때입니다. 우리 피부는 세균 입장에서 산성 물질이 분비되는 매우 건조한 사막과 같고 입과 코의 점액질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외부침입자와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1차 방어막이 뚫린다 하더라도 우리 내부 면역체계 또한 이중으로 형성된 방어를 통하여 이에 대비한 점도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한 점은 내부 방어막이 허술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예민하여도 자기자신을 죽인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코로나 사태 때 우리를 가장 두려워 하게 만든 사이토카인 폭풍입니다. 이는 우리 면역체계가 과민반응하여 우리 몸을 헤치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인데 이를 보더라도 면역이란 너무 강해도 약해도 문제가 되는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이든지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면역의 원리를 많은 사람들이 안다면 건강과 관련한 수많은 가짜뉴스 피해들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젊어지게 만들어준다는 영약이니 면역을 강화시켜준다는 만병통치약이니 힘든 사람들의 취약한 점을 노리는 가짜뉴스와 사기꾼들이 판을 치는 시대에, 이처럼 진정한 우리 면역체계의 작동원리와 구조를 쉽게 알려주는 책은 그 가치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과학서적을 읽으며 웃고 슬퍼한게 얼마만인지… 면역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