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쓰기

>>
서평쓰기
>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저자/역자
올더스 헉슬리
출판사명
소담출판사
출판년도
2015-06-12
독서시작일
2023년 11월 27일
독서종료일
2023년 11월 30일
서평작성자
김*민

서평내용

처음엔 교양 수업인 고전 읽기에서 한 학기 동안 <멋진 신세계>를 읽고 글쓰기와 토론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읽다 보니 1932년에 쓰인 책인데도 불구하고 현시대에 전해지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어서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멋진 신세계>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고통 및 노화가 없는 먼 미래가 배경이다. 이 세계에서는 보카노프스키라는 인공배아 시스템을 통해 모든 사람이 태어난다. 태어나면서부터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의 계급에 맞게 개조되어 태어나며 세뇌교육을 받기 때문에 평생 자신의 계급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또한 조금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소마라는 마약을 섭취해서 일시적으로 감정을 다스린다. 이렇게 모든 것이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는 신세계에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외부에서 한 남성이 들어오게 되는 내용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 자유의지 없는 삶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를 말하고자 한 것이라 생각한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모든 감정과 생각, 행동 등이 통제되어 있다. 본인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마저 세뇌로 인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태어남과 동시에 자유의지로 선택하는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죽음에 대해 아무런 공포를 느끼지 않는 모습에서 소름이 끼쳤다. 죽어도 아쉬울 것 없고 탄생과 죽음까지 모든 게 정해진 인생을 과연 사람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개성과 인격을 상실한 ’ 인간 부품’ 일뿐이다. 이 책이 쓰인 당시엔 이렇듯 당연히 모두가 <멋진 신세계>는 멋지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당시엔 2차 산업혁명으로 점점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대였다. 올더스 헉슬리는 이 작품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성보다 효율성을 우선시하여 만들어진 유토피아를 풍자하고, 또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다른가? 태어나면서부터 보이지 않는 계급이 부여되고 금수저라 불리는 높은 계급의 사람들은 자신의 계급을 당연하게 여기며 아래 계급을 손쉽게 부린다. 마치 알파가 델타에게 지시를 내리듯. 하지만 책과 현실에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의 계급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며, 소량의 알약이면 행복해지는 소마가 없다는 것이다. 이럴 바엔 모두가 만족하는 <멋진 신세계>에서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특히 요즘같이 열등감이나 질투를 느낄 일이 많은 현실 속에서 이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 책에서 존이라는 야만인이 한 말을 보면 무엇이 옳은지 생각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이다.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사실상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무스타파 몬드가 말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어요.“

자신의 삶은 자신이 선택하겠으니 책임 또한 자신이 지겠다는 모습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긍지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겉보기엔 모든 시스템이 매끈하게 굴러가는 신세계이지만 묘한 답답함이 존재했는데 이 한마디가 <멋진 신세계>의 본질을 시원하게 꿰뚫었다고 느꼈다. 책을 읽고 <멋진 신세계>라는 이상향이 궁극적인 목표로 올바른지, 세뇌를 바탕으로 인공적으로 ‘생산’된 사람들은 과연 얼마만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정답을 내리긴 어려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올더스 헉슬리가 이러한 디스토피아 세계의 부정적인 면을 경고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필 의도와는 다르게 현재에 서는 많은 사람들은 현실보다 <멋진 신세계>에 사는 게 더 나을 거라는 어쩌면 위험할 수 있는 생각을 품는다. 수많은 부조리와 너무 많은 선택을 강요하는 사회에 질려버린 것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 차선책을 고른 것이지만 이러한 현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렇다면 왜 고통으로 가득한 사회는 바뀌지 않고 그대로인가? 현실에서는 행복을 통제하는 통제관이 있는 게 아닐까? <멋진 신세계>는 수많은 질문을 떠오르게 한다. 어쨌든 앞으로도 과학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고 사회는 이상향을 향해 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속에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이것에 대한 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마다의 답을 찾게 될 것이다. 무엇이 올바른가에 대한 정의는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은 겉으로 보기에 모든 게 완벽한 질서 있는 세계에 존이라는 혼돈을 대입함으로써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내용이 흥미롭기 때문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초반부에 세계관에 대한 설명에서 시점이 정신없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독서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초반 부분만 넘기면 소설처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독서 난이도는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의 책에 곱씹어 생각할 만한 질문들이 여럿 있고,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책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에게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전체 메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