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을 집필할 때 심리학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있다.
하지만 나는 심리학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데미안을 고교시절 처음 읽고 말았다.
당연히 데미안이라는 책의 진면목을 알아채지못했고, 어려운 소설이었다는 기억과 명대사라고 많이 알려진 아브락사스와 관련된 구절만이 남은채로 나는 데미안이라는 책을 잊고 살았다.
근래에 들어서 나는 책의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데미안을 구매해 책장에 꽂아놓았고 이 책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이해하고 이 책이 왜 명작인지 알고싶어 데미안을 읽을때 도움이 된다는 심리학 배경지식들을 검색하고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후 다시 데미안을 읽었을 때 여전히 책의 내용이 난해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데미안이라는 책이 싱클레어의 자아통합 과정을 담은 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전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우선 싱클레어를 다시보게 되었다.
이전에는 싱클레어를 주위에 휘둘리고, 바른 선택을 내리지 못하며, 악에 대하여 동경을 하는 사춘기 남자 애라고 여겼는데
사전조사를 한 후 본 싱클레어는 가정환경에 의해 악한 자아를 유년시절부터 외면만 해 악한 자아를 억누르기만 한 폭탄같은 상태였다는 사실을 볼 수 있었다.
싱클레어의 선한 자아와 악한 자아, 악한 자아를 억누르던 선한 자아가 결국 악한 자아를 완벽하게 억누르지 못했던 순간들과
싱클레어는 자아를 통제하지 못하는 장면을 은유하고선 망가지는 모습을 보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느껴졌다.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은 선한 자아와 악한 자아를 통합해야한다고 말했는데 이 것이 작품에서 가장 이야기 하고 싶은 바인 것 같다.
데미안은 작중에서 신비하고, 폭력적이다가도 다정하고, 못하는 일이 없는 전지전능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묘사가 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자아를 통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를 괴롭히던 양아치들에게서 싱클레어를 구해주었지만 싱클레어는 데미안 또한 아무 이유 없이 악이라고 여긴다는 점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을 때 개연성이 떨어지고 말이 안된다고 여기던 장면들이 싱클레어의 자아통합을 위한 머릿 속, 꿈과 같은 상태였다고 여기면 이 마저 이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