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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와 화석 그 사이에...
저자/역자
바츨라프 스밀
출판사명
김영사
출판년도
2023-03-09
독서시작일
2023년 06월 18일
독서종료일
2023년 06월 30일
서평작성자
이*찬

서평내용

개인적인 사정으로 에너지 전환에 관하여 관심이 많습니다.

다만 화석에너지 주식을 보유하는 중이므로 편향이 있음을 인지하여 주시고 읽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에너지 전환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후변화와 탈탄소 문제 또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현재 주류 언론이나 대부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탈탄소 정책에 관한 생각이나 에너지 전환 관련하여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에너지 전문가도 아니고 일개 상경계열 학사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전세계가 주도하는 2030년 까지 대부분의 전력생산을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고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배출 넷제로가 과연 가능한지 심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고등학교 때 배운 지식으로 보아도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은 지나치게 자연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는 매우 큰 단점이 존재합니다.

즉, 전력생산 변동성이 극심합니다. 한 나라의 전력공급은 매우 신뢰도 높은 안정성이 중요합니다.

전력이 너무 많이 생산되어도 전력 과부하로 블랙아웃이 오고 조금만 부족해도 블랙아웃이 오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은 오히려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생각합니다. 실제로 작년 여름 풍력발전 비중이 높던 유럽은 평소 보다 높은 고온과 적은 바람으로 인하여 신재생발전의 전력생산이 급감하여, 오히려 화석연료 발전의 비중이 커지는 동시에 천연가스 공급 쇼크가 일시적으로 온 적이 있고 제주도 또한 높은 비중의 신재생 발전 비중으로 인하여 남는 전력으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습니다.

유럽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의 비중이 현재 약 25퍼센트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현재 계획대로 50퍼센트를 넘어 100퍼센트 까지 현실적으로 갈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학자들이나 낙관론자들은 배터리 저장이나 스마트 그리드 혹은 수소 발전 등등을 말합니다.

하지만 제 짧은 생각이지만 아직 기술이 많이 부족하거나 관련 인프라 시설을 짓는 데에 천문학적인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배터리의 경우 최상의 배터리라 하더라도 한 가정이 쓰는 전력을 저장하는데 필요한 배터리가 단독주택 크기 정도는 되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플로리다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단지 조차도 인구가 2000만이 넘는 메가시티의 하루치 전력의 300GHW의 1/300에 불과합니다.

현재 기술력으로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화석연료에 비하여 몇십배 낮으며 인프라 구축이 현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합니다.

배터리 에너지 저장에 관한 혁명이 나지 않는 이상 탈탄소를 보조해주는 ess가 보편적으로 쓰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원자재들 또한 과연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맞추어 화석연료를 밀어낼 정도로 단시간에 공급할 여력이 있는 지 의문이 듭니다. 스마트 그리드 또한 제 짧은 뇌피셜이지만 핵심은 전세계 각지역의 편차가 생기는 신재생 발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국가와 대륙을 넘나드는 광역 송전망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장 신재생 발전에 20년 가까이 가장 적극적이던 독일은 10년 이상 자국의 북부와 남부를 잇는 고압송전망을 설치하는데 아직도 지지부진 합니다. 게다가 러우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를 생각해보면 과연 싸고 밀도가 높으며 신뢰도 높은 전력저장 시스템 없이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스마트 그리드만으로 가능한 지 모르겠습니다.

낙관적으로 보아, 신재생발전이나 전기차 등등 자본과 기술에 여유가 있는 선진국은 계획한 대로 탈탄소로 가는 여정을 잘 갈 수 있다 하더라도 동남아,인도,아프리카 등등 인구와 경제성장이 빠른 나라들이 비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통하여 성장할 수 있을 지 매우 의심스럽니다. 당장 동남아시아에 여행을 가 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자동차는 커녕 오토바이가 대부분인 나라에서 전기차는 사치 중의 사치이며, 기름만 있으면 비포장 도로도 다닐 수 있는 내연기관 차와 달리 전기차는 충전소, 송전망, 발전소 등등 전국적인 인프라 없이 단독으로 운행하기 매우 힘듭니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에서 비판한 내용 중 하나는 우리들이 주로 보는 권위 있는 유럽과 미국의 2050년 탈탄소 시나리오들이 이러한 개발도상국들의 화석연료 사용에대한 가정을 지나치게 과소평가 했다는 점입니다.

당장 중국만 하더라도 2000년 이후 20년간 화석연료 사용과 산업생산력 등등 여러 분야에서 100배 이상 성장을 했습니다. 인도나 동남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가 중국만큼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없다하더라도 그 십분의 일만 따라가더라도 현재 그들이 제시한 시나리오 보다 몇배는 화석연료를 사용하게 됩니다.

보통 사람들은 탈탄소 시나리오에서 전력발전에 집중하지만 실제로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은 18%에 불과합니다. 그 18%을 모두 신재생에너지를 통하여 탈탄소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나머지 80%는 화석연료에서 단기간에 벗어나기 힘들어 보입니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의 저자가 강조하는 현대문명을 지탱하는 4가지 물질인 암모니아,플라스틱,시멘트,강철을 만드는데 화석연료가 어마어마 하게 필요하며, 200년간의 세계화를 이끌어 나가는 데 공헌한 수송시스템(항공,선박) 또한 화석연료를 필요로 합니다. 수송시스템을 전기화 하려는 시도가 많지만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와 경제성 그리고 아직은 갈 길이 멀은 수소인프라와 가격을 생각하면 전기의 탈탄소화 보다 더욱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이 디지털 세계의 눈부신 발전 속도에 매료되어 현실 물질세계 또한 무어의 법칙을 따라 빠른 시일 안에 에너지 시스템이 바뀔 것이라 착각한다 말합니다. 하지만 20년간 신재생 에너지 발전비중을 40% 까지 끌어올린 독일 조차 일차에너지 사용에서 화석연료 의존도가 고작 84%에서 78%로 줄어든 실례와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물질 4가지에 들어가는 화석연료의 중요성과 의의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컨센서스와 달리 탈탄소 문제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우리 삶의 생산성과 편의를 희생하며 얻을 수 밖에 없는 고통스러운 길이라 말합니다.

저 또한 탄소 농도가 높아지며 지구 온난화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현상을 최대한 빠르게 막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대책과 툰베리 식의 선전적인 종말론이 합쳐진 급진적인 탈탄소는 오히려 장기적인 탈탄소 정책에 반동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의 관점이 전부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에 의하여 언제든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경쟁력 있게 높아지고 가격 또한 싸져 탈탄소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투자자로서 항상 대다수의 컨센서스가 한쪽으로 치우쳐지면 반대쪽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일독을 에너지 전환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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