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다른 내용보다 청소년들의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았고, 여운이 남았다. 에피소드 이름부터 \’본투비 블루\’였다. 저자인 판사가 자신이 남긴 메모 속 청소년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 제목이라고 느껴졌다. 축복 속에서 태어나야 했을 아이들이 우울에 빠진 채 태어나야 했던 현실이 참 씁쓸했다. 현재 청소년들의 범죄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좀 더 강한 처벌과 촉법 소년 연령을 낮추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나도 원래는 촉법 소년 연령을 낮추고, 피해자를 위해서 처벌은 제대로 내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책을 보고 나니 더 이상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판사가 남긴 소년과 소녀에 대한 메모 하나하나가 내 마음에 비수처럼 꽂혔다.
우리가 촉법 소년 연령 하향은 물론,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게 된 것은 정말 심각한 사안들만 세상에 알려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눈에는 이런 사안들만 보이기에 당연히 현재 청소년 범죄 처벌 수준이 약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런 강력 범죄보다는 집안 환경이 좋지 않아서,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아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범죄가 많았다. 메모 속 청소년들은 단지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었고, 동생을 부양해야 했고, 굶어 죽지 않기 위한 아이들이었다. 이때부터 나의 머릿속에는 \’과연 이런 유형의 범죄를 온전히 청소년의 잘못으로 봐야 할까?\’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이에 대한 답은 내리지 못했다.
촉법 소년 연령이 하향되고, 처벌이 강화된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청소년들은 더욱 큰 처벌을 받게 될 것이고, 앞으로 더욱 살기 어려워질 것이다. 정말 딜레마의 연속인 주제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마냥 쉽게 촉법 소년 연령 하향과 처벌 강화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메모 속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도 아팠고, 슬펐고, 착잡했다. 이 아이들의 주변 환경이 조금이라도 더 나았다면, 조금이라도 더 살만 했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부디 모든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경제 상황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