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도 좋지 않고 자연 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아파트 단지들 내에서 거주하게 된 식물인간을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 인해, 자연의 소중함을 주제로 한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남편은 평범한 삶을 살아감에 만족한다. 현대사회의 한국인들이 원하는 삶이다. 적당한 일의 강도, 적당한 아내의 내조, 적당한 월급. 서울대생이 워라벨을 중요시하여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정도로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은 평범한 삶을 원한다. 그리고 이러한 평범한 삶도 바쁘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과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 감사할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식물인간인 부인은 자연을 갈망한다. 작품의 후반부에 식물이 되어가는 부인이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지냈던 자연을 매우 세밀하게 묘사할 때, 자연이 얼마나 인간의 삶에 필요하고 중요한지에 대해 반사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범한 미래를 살기 위해 공부하고 일하며 일상을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 자연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깝고 먼 곳에서 싹이 돋고 잎이 피는 것, 애벌레들이 알을 깨고 나오는 것 등의 표현을 통하여 자연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이에 더불어 옆동 노인의 맥박소리, 윗집 주방의 시금치가 데쳐지는 냄새와 소리 등을 통해 평범한 삶도 현대인에게는 매우 바쁘고, 그렇기 때문에 일상의 사소한 것에 집중하고 감사할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들 또한 사소한 것에 대한 집중과 감사를 환기시킬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소설속에서는 평범한 삶이라고 서술하고 있지만, 병들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는 아내를 병원에 보내기도 쉽지 않고, 병원에 보내더라도 업무 때문에 병원에 동행하기도 어려운 환경의 삶이 진정으로 평범한 삶일까? 이 구절을 보고 나니 경제적 요건의 중요성을 상기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된다면 경제적 여유는 있더라도 소설속의 남편보다 더욱 일상을 여유롭게 보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을 하여 일상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을만한 소득을 내되, 거기서 더는 욕심을 내지 않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여유로운 삶 속에서 카페 가기, 가족과 외식하기 및 쇼핑하기 등과 같이 현대인들의 여가생활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자연을 돌아보며 우리는 그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작은 존재임을 깨닫고 그에 감사하며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내는 자연에서 도시로 넘어왔지만, 결국에는 자연을 그리워했다. 현대사회의 각박하고도 치열한 시스템이 너무나 불행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자연이 얼마나 인간을 평안하게 하고, 건강하게 하는지에 관해 재고할 수 있었다. 또한 아내가 식물이 되어가면서 자연의 모든 것들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느낌으로 인해서 마음의 병들이 치유되는 것을 통해서도 자연의 위대함을 재고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의 섬세하고도 부드러운 표현들이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주제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