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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알을 깨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가
도서명
저자/역자
헤르만 헤세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09-01-20
독서시작일
2022년 12월 27일
독서종료일
2022년 12월 28일
서평작성자
신*경

서평내용

<데미안>을 읽은 사람들은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라는 문장으로 책의 내용을 함축하여 설명하곤 한다. 나 또한 데미안을 처음 읽었을 때는 알과 새 그리고 아브락사스 등의 관념적이고 당시 헤르만 헤세의 철학이 가득 담겨 있는 단어들이 나열된 위 문장을 외우고 다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문장은 읊조리며 데미안에 대해 말하고 다녔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2년의 끝자락 나는 도서관 한 곳에 꽂혀있는 데미안을 다시 꺼내들었다. 2년 전 그저 멋있어 보여서 읊조리곤 했던 저 문장이 최근 나에게 진의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곤 다시 데미안을 읽었다. 2년 전에는 읽는데 3일이 걸렸는데, 이번에 읽었을 때는 고작 4시간이면 충분했다. 1장 두개의 세계부터 마지막 8장의 종말의 시작까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빠져 들었다. 책 속에 빠져들었기는 하나, 헤세가 <데미안>을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또 각 챕터 별로 어떠한 철학이 어떠한 함의가 담겨져 있는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처음 데미안을 읽었을 때 마치 수능 국어 비문학 문제를 푸는 것 처럼 어떠한 정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면, 이번에는 정답을 찾으려 읽은 것이 아니라 마치 내가 싱클레어가 되어서 챕터 각각의 내용에서 나만의 해석을 찾았다.

혹자는 <데미안>을 읽고 영지주의, 혹은 전후 문학의 특징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데미안>은 단순히 \’에밀 싱클레어\’의 성장기였다. 다만 여타의 성장 소설과 다르게 성장 할 수 있는 사건 혹은 고난들이 외부적 요인에서 작용한 것이 아닌, 내부적 투쟁을 통해서 나타난다. 그리고 그 내부적 투쟁 과정에서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막스 데미안\’ 그리고 \’피스토리우스\’ 등의 인물들을 만나며 에밀 싱클레어는 유년 시절 자신을 프란츠 크로머로부터 구해줬던 \’막스 데미안\’ 그 자체가 된다. 결국 싱클레어는 데미안으로 가는 모든 과정에 있어서 끊임 없이 알을 깨고 나왔다. 싱클레어가 깨버린 그 알의 껍질은 결코 \’한계\’ 혹은 일종의 \’사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알의 껍질은 바로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막연한 \’두려움\’이다. 어디로부터 기인했는지 조차 모르는 \’두려움\’을 싱클레어는 깼다. 인생을 살아가며 그 두려움을 깨지 못한 체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마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그 두려움을 실체를 알아차렸다면, 당당히 알을 깨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 각자만의 아브락사스를 향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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