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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깨달음, 유비무환(有備無患)
도서명
저자/역자
유성룡
출판사명
홍익출판사
출판년도
2015-02-17
독서시작일
2022년 12월 23일
독서종료일
2022년 12월 27일
서평작성자
오*진

서평내용

(그날의 깨달음, 유비무환(有備無患))

 지옥의 1592년. 이 말로도 감히 그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다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알고 있을 ‘임진 전쟁’은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순간이다.

‘임진 전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떠올릴 것이며 나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이번에 ‘징비록’ 책을 읽고 임진 전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면서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었던 전쟁에서 우리가 끝내 이길 수 있었던 데에는 수많은 장군과 관리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인데, 정작 우리가 기억하는 인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 사실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에 반해 정말 화가 나고 안타까웠던 건 일부 고위관리들의 이기심이었다. 그들은 나라가 망하기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시기 질투하고, 전투에서 이기는 것보다 정치적인 요소를 더 신경 썼다. 이 때문에 아무 죄 없는 관리, 장군들이 옥살이를 하기도 했으며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임진 전쟁의 영웅 ‘이순신’이 하옥되었던 것만 보아도 그 당시 나라가 얼마나 엉망이었을지 짐작이 된다.

본인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기에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욱더 많은 존경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이순신 장군님의 말처럼 말이다. 오합지졸에 훈련도 제대로 안 된 우리 군사들에게는 본인들을 지휘하던 장군 혹은 관리의 존재가 아주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전쟁 초반, 수많은 전투에서 왜적의 우세에 겁먹고 혼자 도망친 장군들의 군사들 역시 뿔뿔이 흩어졌던 것이다. 그만큼 높은 자리에 있을 때는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이순신 장군의 말을 듣지 않고 죽음을 알렸더라면 우리 군사들의 사기는 당연히 떨어졌을 것이고, 적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더 강력하게 공격해왔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 전투의 결과는 어떻게 바뀌어버렸을지 모른다.

 우리나라에게 임진 전쟁은 ‘가슴 아픈 성장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토지와 문화재를 잃었으며 또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죽음이 있었지만, 군사조직이 개편되고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등 많은 준비를 갖추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기세등등하게 우리나라를 공격했던 일본의 입장은 어땠을까. 당연히 조선을 정벌하고 명에 다다를 줄 알았을 텐데 예상치 못한 우리의 활약으로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리나케 후퇴한 것이 부끄러웠을 것이다. 당연히 일본 쪽의 인적, 물적 피해도 엄청났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일본은 임진 전쟁 이후 문화가 상당히 발전했다. 우리나라의 기술자, 유학자 등을 포로로 끌고 가서 정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탁을 받고 지원군을 보내주었던 ‘명’의 상황은 오히려 일본보다 더 안 좋았다. 전쟁이 생각보다 길고 치열했던 탓에 명의 군사들도 많이 희생당했으며 재정적으로 힘들어졌다. 그러다 얼마 안 있어 생긴 ‘후금’에게 공격을 받고 결국에는 농민반란으로 멸망까지 이어지게 된다. 임진 전쟁이 끝난 지 50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이처럼 임진 전쟁은 조선, 명 그리고 일본에 좋든 나쁘든 정말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 세 나라가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리고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 내가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입장에서 그 당시 상황을 상상해보았다. 만약 내가 1592년 조선 한양의 한 백성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리고 임금과 나라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조가 발 빠르게 도망간 덕분에 일본에게 잡히지 않아 시간을 벌 수 있었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수도를 버리지 않았다면 그곳에서 인질로 잡혀 조선은 멸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세한 사정을 몰랐던 백성들 입장에서는 백성을 버리고 도망간 왕이 원망스럽고 삶의 희망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중, 고등학교 때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 속 임진 전쟁은 ‘마음이 아프긴 해도 끝내 일본을 물리친 성공적인 전쟁’이었고 이렇게 나라를 지켜준 조상님들께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임진 전쟁에 대해 더 자세히 알면 알수록 화가 났다. 물론 가만히 있던 우리를 공격하고 희생시킨 일본도 너무 화가 나지만 더 화가 났던 건 조선의 고위관리들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본인의 안위만 중요시하던 관리, 본인과 다른 세력이 주장하는 바라면 옳은 일일지라 하더라도 반대하는 관리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있었다. 그 사람들의 이기심이 나라를 더 지옥 속으로 밀어 넣었다는 게 화가 났다. 나라가 없다면 정치고 권력이고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그리고 이 악순환은 2022년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이순신 장군을 천거하여 그에게 힘을 실어준 유성룡이 쓴 ‘징비록’에는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임진 전쟁의 영웅들이 많이 나온다.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임진 전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이순신 장군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영웅의 이름들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 책에마저도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힘없고 겁많은 군사들을 대신해 직접 들고 일어난 의병들, 도망치는 군사들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킨 군사들, 우리나라를 도와주기 위해 왔다가 타지에서 희생당한 명나라의 군사들까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모두의 이름을 기억해주지는 못해도 살아가는 동안 항상 감사해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임진 전쟁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교훈은 바로 이것이라 생각한다. 무엇이든 평소에 준비가 되어있다면 적이 공격을 해와도 재정적인 문제가 생겨도 걱정이 없을 것이다. 다시는 임진 전쟁에서처럼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적들과 싸워야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날의 역사를 기억하고 공부해서 다시는 주변국들이 우리나라를 얕보고 공격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기반이 탄탄해져야 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갈 수 있게 해준 그날의 영웅들에게 무한히 감사하며,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더 떳떳한 내가 되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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