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을 살다 보면 너무 괴로운 순간도 있고, 허무한 순간도 온다. 때때로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하며 스스로 묻는 순간도 온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일상을 이어간다.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죽지 못해 산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분명 살 수 있는 힘이 있을 것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주인공인 \’허 생원\’은 그다지 좋은 삶을 살았다고 할 수는 없다. 못생기고 가난하고 정처 없이 떠도는 삶에 나이까지 들었음에도 가족조차 없는 현재의 모습은 처량하기 까지 하다. 그러나 \’허 생원\’은 묵묵히 살아간다. 그가 계속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를 지탱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소설의 등장인물인 \’동이\’와의 만남은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를 가르쳐 주는 듯 하다. 이효석 작가는 \’메밀 꽃 필무렵\’에서 여러가지 방식으로 동이와 허 생원이 부자 관계임을 암시한다. 특히 허 생원이 동이가 왼손잡이인 것을 보고 내심 설레하는 것은 정처 없이 떠돌고 마음 둘 곳 없는 허 생원에게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생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보여주는 듯 하다. 수많은 굴곡이 있던 삶이지만, 확실하지도 않은 사실 하나로, 가족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 만으로도 허 생원의 마음이 절로 따뜻해 지는 것이다.
인생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언제나 행복한 순간이 찾아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평탄한 직선이 아니다. 목적지도 서로 다르고 가는 길 또한 산도 있고, 언덕도 있고, 골짜기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삶은 각자 다르고 모두 험난하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치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것 처럼 행복한 순간에 도달하면 그간의 고통을 잊고 앞에 보이는 거칠고 힘든 길을 다시 걸어갈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종강을 맞아 오랜만에 읽은 책에서 요즘 고민하던 것에 어느 정도 스스로 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았다. 인생의 행복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인생에서의 선택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떤 순간에 더 초점을 맞추는지에 따라 인생의 행복은 확실히 달라진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나보다 나은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그에게도 하나 쯤은 고민이 있고, 나와 같이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고 슬픔을 느끼는 인생을 사는 사람일 뿐이다. 조금 더 나 자신에 집중하고 행복한 순간을 더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