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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인류 역사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유럽 중심으로 돌아갔나
도서명
저자/역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출판사명
문학사상
출판년도
2013-03-04
독서시작일
2022년 12월 22일
독서종료일
2022년 12월 22일
서평작성자
박*은

서평내용

 인류의 시작은 아프리카라고 익히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 대륙 흑인들의 역사가 유럽 백인들보다 약 500만 년가량을 앞서 출발했는데, 어째서 인류 역사는 백인들을 중심으로 돌아갔을까? 학생 때 인류사를 배울 때마다 종종 든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이에 대한 답을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이 유럽이었기 때문일 거라고 혼자 결론짓곤 했다. 총 균 쇠는 이와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이 또한 추측일지언정-해주는 책이었다.

 책의 대략적인 개요는 책을 읽기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답이란 게 \’서양인들이 총, 균, 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부분, 즉, 어째서 서양인들이 총, 균, 쇠를 가지게 되었느냐를 다룬다. 그 원인은 다소 뜬금없게도 밥이다. 식량이다. 옛날 인류는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고, 먹을 수 있는 농식물과 동물은 멀리 이동하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죽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구를 기준으로 위아래가 아닌 좌우로 이동하면(엇비슷한 위도 내에서는) 환경의 변화가 크지 않아 동식물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인류는 그렇게 가로로 넓게 퍼지게 된다. 식량이 늘어나고 먹고 사는 문제가 안정적이게 되자, 모든 구성원이 \’음식 구하기\’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게 된다. 그러자 누군가는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누군가는 행정적인 문제를 다루고, 누군가는 철학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이런 일이 유라시아 대륙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가로로 긴 유라시아 대륙과 달리 아프리카 대륙 쪽은 상황이 좋지 못했다. 세로로 긴 모양을 한 아프리카 대륙은 계속해서 식량 문제에 허덕이느라 그러한 발전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에 당면해 주기적으로 사는 곳을 옮겨 다니는 상태에서 누가 광산을 만들고 공장을 세우겠는가. 

 최종 결론은 총, 균, 쇠를 가지게 된 것은 그들이 유전적으로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저 운 좋게 좋은 곳에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쩌다 식량 수급이 충분한 곳에서 태어나 당장 하루하루를 먹기 위해 일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 태어난 덕분에 총과 쇠, 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 환경의 차이가 이러한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것.

 물론 이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인간은 환경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도상국보다 편한 삶을 영위하는 이유가 우리가 개발도상국보다 더 잘났기 때문이 아니라, 운 좋게 좋은 환경에서 태어난 덕분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은 우리를 보다 겸손하게 만든다. 발전이 느린 나라들을 미개하다 멸시하지 않고 나은 환경에서 태어난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한 마음은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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