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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인생_ 죽음이 무서울 때
저자/역자
요시모토 바나나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09-11-27
독서시작일
2022년 12월 01일
독서종료일
2022년 12월 02일
서평작성자
이*운

서평내용

어린 시절은 정말 스폰지처럼 모든 것을 흡수하는 듯하다. <데이지의 인생>을 처음 읽은 건 중학생 때였다. 삽화도 좋고 내용도 쉬워서 다독하기 좋아서 이후에도 몇 번 다시 읽곤 했는데 그 때마다 아 이 문장, 하면서 내 생각의 근간이 이 문장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기시감이 든다. 예를 들어서 달리아는 머리를 크게 부딪힌 후 요절하는데, 그 이후로 나 혹은 내 친구가 머리를 세게 부딪히고 나면 갑자기 돌연사할까봐 겁이 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주인공의 죽음관이다. 그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이 책은 죽음과 상실을 시적으로 표현한 소설이다. 죽음은 모두에게 낯설지만 누구나 당연히 죽기 마련이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데이지는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면서 본 사실을 항상 인식하고 있는 인물이다. 데이지는 가까운 사람들을 떠나보내면서 어찌되었든 살아 있는 현재에 홀가분함을 느낀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온전히 주지 않는 데이지에게는 자주 꺼내어보는 소중한 추억이 있다. 어린 시절 절친이었던 달리아와의 추억인데, 희한하게도 꿈을 통해서 달리아의 죽음을 미리 예견하게 된다. 그 덕인지 달리아의 부고를 전해들었을 때 크게 슬퍼하지 않는데, 이렇듯 죽음에 어쩐지 해탈한 듯하고 현재를 온전히 즐기는 주인공의 태도가 소설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지 않고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데이지는 자신의 죽음관을 설명해 준다. 우리가 죽고 나면 우주에 우리가 그 모든 순간에 느꼈던 감정을 담은 상자가 남게 된다는 것이다. 그 상자에 \’데이지의 인생\’이라고 적혀있을 것이라고. 죽음이 무섭지 않은 생명이 있을까? 생존 본능이 없는 생물이 있지 않은 것처럼 누구나 아등바등 살아간다. 이 소설에서 현실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길지 않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의 죽음관에 대해 말해보자면, 사람은 죽고 나면 모두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막연하게 한다. 그렇게 다시 만나서 영원히 함께할 거라고 생각하면 약간 마음이 놓인다. 데이지의 죽음관도 마음에 든다. 우주는 무한하니까 인류 각자의 상자가 놓일 공간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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