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쓰기

>>
서평쓰기
>
안티고네 이야기 ~오이디푸스와 비교하여~
도서명
저자/역자
소포클레스
출판사명
홍문각
출판년도
2018-08-20
독서시작일
2022년 06월 18일
독서종료일
2022년 06월 22일
서평작성자
조*혜

서평내용

안티고네의 혈연을 둘러싼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레 그의 아버지인 오이디푸스의 삶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오이디푸스의 인생은 무지와 소외로 점철해 왔다. 또한 그는 명백한 운명의 희생양이다. 자신도 모르게 지속적으로 인륜을 위반하며, 스스로를 소외, 고립시킨다. 물론 모든 판단은 정해진 운명에 따라 좌우될 뿐이다.

청년 시절, 오이디푸스는 신탁을 듣고 자신의 조국(당시 오이디푸스의 입장)을 떠난다. 이는 소속 집단으로부터의 소외이다. 테베에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그는 눈먼 예언자의 폭로를 듣고는 자신의 처남, 크레온에게 그 화살을 돌린다. 이는 진실로부터의 소외이며 그의 무지가 초래한 행동이다. 모든 진실이 밝혀진 후, 그는 이오카스테의 황금 브로치로 자신의 눈을 찌른 후 테베를 떠난다. 이는 스스로에게 내린 추방형이다. 여기에서는 여러 소외가 나타난다. 그는 눈을 통해 이데아를 향하는, 완전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보이는 것 이외의 가치로부터 자신을 소외시키고 있었다. 그런 그가 최후에는 눈을 찔러 보이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킨다. 이 장면을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가치를 깨닫는 의미로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오이디푸스는 다른 가치를 깨달음과 동시에, 자신이 여태 믿은 가치에서부터 또 한 번 고립된다. 그는 늘 충족되지 못한,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삶을 살았다.

안티고네의 삶은 오이디푸스의 것과 같으면서 또 다르다. 두 사람은 근본적으로 같은 인간이며, 둘의 세상 저 아래에는 각자의 공포심이 존재한다. 근친상간의 욕망을 드러내며, 위반을 저지른다는 행적 또한 동일하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자신이 무엇을 위반하는지, 그 위반이 초래할 결과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인륜을 위하여 주체적으로 법을 위반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다. 오빠인 폴리네이케스의 죽음이라는 공백을 기존의 방식(국법에 복종)에 기대어 메우지 않는다. 안티고네 자신의 의지라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그 공백을 극복한다.

나는 그의 마지막 선택이었던 자결을 비극적으로만 바라보고 싶지 않다. 안티고네는 수일의 감금으로 아사 ‘당하는’ 것 대신에, 마지막까지 주체적 판단을 영위하는 삶을 선택했다.

또한 안티고네의 이야기에서, 나는 시민불복종의 가치를 떠올렸다. 안티고네의 행동은 인륜을 위반하는 국법에 대한 개선 의지 및 처벌 감수 의지를 드러내며, 비폭력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이야기는 현대 인류가 주장하는 시민불복종의 의의와 상당히 결부된다.
‘법 보존적 폭력’을 휘두르는, ‘크레온’ 같은 지도자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우리는 그러한 ‘현대판 크레온’에게 끊임없이 저항해야 한다. 또한, 나 자신이 그와 같은 면모를 지니지는 않았는지 꾸준히 성찰해야 한다.

전체 메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