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은 「입동」, 「노찬성과 에반」, 「건너편」, 「침묵의 미래」, 「풍경의 쓸모」, 「가리는 손」,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많은 단편들 중 구상문학상과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나는 잠시 아픔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코틀랜드에 가게 된다. 그 곳에서 나는 시간을 아끼거나 낭비하지도 않으며 그냥 하루를 흘려보냈다. 남편은 선생님이었으며 자기의 학생을 구하려다 같이 죽음을 맞이하였다. 처음 나는 남편이 누군가의 삶을 구하려 자기 삶을 버린 것과 혼자 남겨질 자신을 생각하지 않은 남편에게 화가 났지만 그날 그곳에서 제자를 발견했을 남편을 떠올리고 남편의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나는 266쪽의 “어쩌면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 게 아니었을까.”의 말이 정말 강력하게 와 닿았다. 이 말은 남편의 ‘삶’이 불구덩이 속이라는 ‘죽음’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불구덩이에서 세상을 향해 길게 손 내밀었을 아이의 ‘삶’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삶’에서 ‘죽음’으로와 ‘삶’에서 ‘삶’으로를 같이 연결시켜 놓아 그 여운이 더 깊은 것 같다.
소설 『바깥은 여름』은 현실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겪을 일들 즉 우리의 현실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안에선 하얀 눈보라가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의 말처럼 이 책 안에서의 내용이 누군가에게는 현실임을 생각하며 나는 일곱 편의 단편들을 읽었다. 현재 아픔을 감내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그 이들의 주변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문체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스스로의 아픔을 치유해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