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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과정
저자/역자
김소영
출판사명
사계절
출판년도
2020-11-16
독서시작일
2022년 04월 16일
독서종료일
2022년 04월 20일
서평작성자
정*지

서평내용

어린이에게 ‘착하다’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살기에 세상이 거칠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착하다는 말이 약하다는 말처럼 들릴 때가 많아서이기도 하다. 더 큰 이유는 어린이들이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 두려워서다. [p.32]

자람이가 가고 보니 편지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이 책이 선생님한테 있잖아요? 하지만 다 똑같은 책이어도 이 책엔 제 마음이 있어요.” ‘이 책엔’ 자람이의 마음이 담겨 있다. [p.72]

개성을 ‘고유성’으로 바꾸어 생각하면서 나는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 순간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간다고 할 때, ‘다양하다’는 사실상 ‘무한하다’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p.91]

자매, 형제의 정이란 참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쌓이는 모양이다. 싫어하면서도 껴안고, 껴안으면 웃음이 나고, 그렇다고 다 풀리는 건 아니고, 그래서 늘 할 말이 남아 있는 사이. [p.108]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는 어른을 보고 배울 기회가 필요하다. 어린이는 가만히 서서 키만 자라지 않는다. 어린이에게는 성장할 공간이 필요하다. 공공장소에서도 어린이는 마땅히 ‘한 명’으로 대접받아야 한다. [p.202]

어린이를 거부하는 업주에게 껄끄러운 상황을 감수할 용기가 없는 것처럼, 어린이를 참지 못하는 내게는 관용이 없었다. 나는 착하고 귀엽고 예절 바른 어린이만 좋아했던 것이다. 분식집 쟁반에 접시를 정리해 놓는 어린이만을. 이런 태도가 차별과 혐오의 소산이라는 것을 안 뒤에는 의식적으로 어린이의 소음을 무시했다. [p.212]

이제와서야 밝히기에는 부끄럽지만, 이전까지는 키즈존이 생겨 나는 것에 대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암묵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큰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게 싫었고, 그런 아이들에게 소홀한 부모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준 경험이 있다. 책장을 덮은 뒤에는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부끄럽고 틀린 생각인지 깨달았지만. 나는 어린이 중에서도 작가님처럼 말 잘 듣고, 예의가 바른 어린이를 좋아하는 것이었다. 어린이의 본능, 성향 그런 것 따위는 아예 배제한 채. 부모가 나에게 강요했던 ‘착한 아이’ 이미지처럼 이때까지 나도 어린 아이에게 똑같이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소음, 행동을 무시하기로 했다. 어린이에게 관용을 베풀고, 마음을 넓게 가지는 것이다. 관용이라는 단어 자체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내가 뭐라고 관용을 베푸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책에서 관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기에 인용해 본다. 어린이라서 가능한 순수한 궁금증, 거기서 파생되는 날카로운 통찰력. 어린이라는 생물은 참 신기한 생물 같다. 나도 어린이일 때 어른의 호의를 받고 자라 아직도 기억에 남는 좋은 어른이 있다. 어린이 한 명한테라도 좋은 어른으로 인식이 되면 그것만으로도 어른으로서의 도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혐오는 아래로 향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항상 명심하자. 무심코 했던 행동이 상대방에겐 혐오로 느껴질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하자. 변화를 위한 첫 단계로서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는 어린이에게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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