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계기는 ‘공부가 가장 쉬었어요’라는 이해할 수 없는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내게 공부란 가장 하기 싫고, 어려웠던 것이었다. 이러한 공부를 가장 쉽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책의 저자인 장승수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술, 오토바이, 일탈 등으로 인생을 방황하며 학창 시절을 보낼 뿐 아니라 고등학교 때 처음 맛본 주먹질의 쾌감에 빠져 왜소한 체격이지만 싸움꾼의 생활을 하며 엉망인 삶을 보냈다.
이러한 삶이 지루해질 때쯤 뒤늦게 찾아온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포크레인 조수, 배달, 막노동 등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며, 공부도 병행했다.
이후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와 고려대를 지원했지만, 공부와 담을 쌓고 방황하며 보낸 지난날이 하루아침에 바뀔 만큼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노동이면 노동, 배달이면 배달 하나의 일만 하기도 벅찬 세상에서 일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실패를 거듭하며 도전한 지 5년만인 1996년 1월 서울대 인문계열에 수석 합격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단지 장승수 씨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입학해서 대단해 보였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과 공부에 대한 열정 등 이면의 모습을 15살의 내가 알 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위해 많은 도전과 한계를 느끼는 시기인 지금 문뜩 이 책이 떠올랐다. 성인이 되고 사회를 겪어보며 10년 만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니 이제야 장승수란 사람의 피나는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몸소 느껴진다. 또한 이전과 달리 이제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제목에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초, 중, 고등학교 시절 동안 공부와 담을 쌓은 사람이 5년 만에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보고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냐는 말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의 내용 중 저자는 공부에 매달릴 수 있었던 이유를 “공부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내 인생의 물줄기를 바꾸기 위해 내가 직접 선택한 마지막 대안이었기 때문에 공부가 너무 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나는 장승수란 사람이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서 서울대에 간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인생을 바꾸게 위한 공부가 하고 싶었고 이를 즐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선 자기만의 목적의식과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